K리그 빗장 열었다…2026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무제한 보유(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다음 시즌부터 프로축구 K리그 구단은 외국인 선수를 무제한으로 보유할 수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30일 2025년도 제5차 이사회를 열어 외국인 선수 제도 개정 등 안건을 가결했다.
이에 따라 2026시즌부터 K리그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가 없어진다.
각 구단은 외국인 선수를 인원 제한 없이 보유하고 등록할 수 있다.
1983년 시작된 한국 프로축구에서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가 없어진 건 처음 있는 일이다.
프로연맹은 "이번 결정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주변국 리그의 외국인 선수 보유 확대 추세에 맞춰 K리그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라면서 "외국인 선수 영입의 유연성과 다양성을 도모하고, 최상위 리그인 K리그1의 외국인 선수 출전 숫자를 늘려 경기력과 상품성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어느 정도는 예고된 변화다.
프로연맹은 지난 9월 공청회를 열어 외국인 선수 쿼터와 관련해 의견을 수렴했다.
패널 대부분이 외국인 선수 쿼터를 해외 리그 수준에 맞춰 확대해 리그 경기력과 상품성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외국인 보유 확대의 흐름은 '글로벌 스탠더드'이기도 하다.
이미 일본 J리그는 외국인 선수 보유에 제한을 두지 않으며, 최대 5명까지 출전을 허용하고 있다.
반면, 2025-2026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 참가한 12개국 가운데 한국의 외국인 선수 비율은 12%로 이 부문 최하위인 이란(7.6%)보다 약간 높은 수준에 불과하다.
이번 외국인 선수 무제한 보유 결정은 그간 시민구단을 지속해 확대하며 리그의 상품성 하락 문제는 외면하고 '경기인 일자리 창출'에만 집중한다는 비판을 받던 프로연맹이 그나마 균형감 있는 판단을 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프로연맹은 이번 이사회를 통해 외국인 선수의 경기 엔트리 등록 한도와 출전 한도에도 변화를 줬다.
출전 한도의 경우 K리그1 4명에서 5명으로 늘어났고, K리그2는 4명으로 유지된다.
K리그1 6명, K리그2 5명이던 외국인 엔트리 등록 한도는 K리그1 5명, K리그2 4명으로 바뀐다. 출전 한도와 숫자를 맞춘 것이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인원수를 동기화해서 국내 선수 출전 기회를 확보하는 한편, 미출전 비효율 외국인 선수를 보유하는 것을 방지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선수 제도의 변화에 맞춰 22세 이하(U-22) 선수 의무 출전제도는 완화된다.
이제 K리그1은 U-22 선수의 출전 여부와 관계없이 경기 중 5명을 교체할 수 있다.
다만 U-22 선수가 2명 이상 출전 엔트리에 포함돼 있어야 한다는 규정은 유지된다.
U-22 선수가 명단에 한 명밖에 없는 경우 엔트리는 19명, 한 명도 없는 경우 엔트리는 18명으로 줄어든다.
프로연맹은 "외국인 선수 제도 변화에 따라 22세를 초과한 전성기 기량 선수들의 출전 기회도 확보될 수 있도록 고려했다"고 말했다.
K리그2는 기존 K리그1 방식으로 U-22 의무 출전제도가 완화된다. U-22 선수의 선발, 교체 출전 수에 따라 전체 교체 카드가 3장으로도 줄어들 수 있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