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전인지가 4일 경기도 이천시 블랙스톤 이천 골프클럽(파72·6천722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KB금융 스타챔피언십 1라운드를 마친 뒤 인터뷰하고 있다. 2025.9.4. [email protected]
(이천=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15년은 전인지(31)의 해였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과 KB금융 스타챔피언십,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메이저대회 일본여자오픈,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 US 오픈에서 우승하며 한미일 메이저 대회를 휩쓸었다.
이후 정식으로 미국 무대에 진출한 전인지는 2016년 에비앙 챔피언십, 2022년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등 LPGA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를 수집하며 세계 여자 골프계를 호령했다.
그러나 그는 2023년부터 부침을 겪었다.
극심한 스트레스와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좀처럼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23년부터 올해까지 출전한 LPGA 투어 36개 대회 중 35개 대회에서 모두 10위권 밖의 성적을 냈다.
올해 최고 성적은 지난 4월 더 셰브론 챔피언십에서 기록한 공동 18위다.
영광의 자리에서 내려온 전인지는 남다른 각오로 10년 전 자신의 이름을 알렸던 무대에 다시 섰다.
그는 4일 경기도 이천시 블랙스톤 이천 골프클럽(파72·6천722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메이저대회 KB금융 스타챔피언십 1라운드에 출전했다.
후원사 초청 선수 자격으로 출전한 전인지는 2년 만에 국내 팬들 앞에서 자신감을 끌어올렸다.
그는 1오버파 73타 공동 39위의 다소 아쉬운 성적을 냈으나 그간의 마음고생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밝은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섰다.
전인지는 "그린이 느려서 다소 고전했는데, 많은 팬 앞에서 경기에 임해 의미 있었다"며 "1번 홀에선 살짝 떨리기까지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회를 앞두고 고교 시절 심리 상담을 받았던 조수경 박사님을 찾아가 많은 조언을 들었다"며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고, 뚜렷한 목표를 다시 설정하게 됐다"고 소개했다.
그는 "상담을 통해 선수 생활을 되돌아볼 수 있었다"며 "이제 가지치기를 하면서 나 자신을 다듬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인지는 과거에 얽매이지 않기로 했다.
그는 "10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많은 것이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나 자신을 인정하면서 마음을 가볍게 하고 밝게 선수 생활을 이어갈 것"이라고도 했다.
이날 전인지는 까마득한 후배 김민솔과 같은 조에서 경기를 펼쳤다.
전인지는 김민솔을 보면서 10년 전 이 무대에 섰던 자신을 발견한 듯했다.
그는 "12살 어린 (김)민솔이와 함께 경기를 펼치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며 "그동안 난 20대 초반에 펼쳤던 플레이를 기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제는 지금의 나에게 맞는 플레이를 찾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