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연합뉴스) 권훈 기자 = 이태희가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렉서스 마스터즈(총상금 10억원)에서 이틀 연속 선두를 달렸다.
이태희는 30일 경남 양산시 에이원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쳤다.
전날 7언더파 65타로 선두에 나섰던 이태희는 중간 합계 12언더파 132타로 리더보드 맨 윗줄을 고수했다.
전날에는 1타차 선두였는데 이날은 2위 김한별과 강윤석(8언더파 136타)을 4타차로 따돌려 독주 태세를 갖췄다.
2020년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통산 4승 고지에 오른 이후 멈춰버린 우승 시계를 4년 만에 다시 돌릴 기회다.
평소 연습량이 많기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이태희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한 달가량은 연습하지 않았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허리가 아파서 연습할 수가 없었다. 어제도 1라운드를 마치고 연습 대신 허리 치료를 받았다. 오늘도 마찬가지"라면서 "이렇게 좋은 성적이 나올 줄 예상하지 못했다. 나도 이해가 안 간다"며 웃었다.
이태희는 "허리는 과사용, 퇴행성이라고 하더라. 허리를 잘 돌리지 못하고 뻐근하고 아프다"고 허리 상태를 설명했다.
그는 "사실 그동안 연습을 많이 하는 게 오히려 독이 된 것 아니냐는 생각도 종종 하긴 했다"면서 "골프가 알다가도 모르겠다. 몸이 아플 때 외려 잘 맞고 컨디션이 좋을 때 안 맞는다. 마치 나와 밀고 당기기 하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큰 기대 없이 이번 대회에 나왔다"는 이태희는 " 드라이버도 강하게 치지 않고 아이언도 한 클럽 더 잡고 부드럽게 쳤다. 코스를 잘 아니까 쉽게 쉽게 공략하다가 찬스 오면 버디 잡고, 큰 실수가 없어서 보기도 없었다"고 허허실실 전략이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이틀 내리 60대 타수를 적어내며 선두를 달렸지만, 이태희는 "이틀 선두라는 기억은 잊어버리고 최대한 (순위에) 신경 쓰지 않겠다는 생각이 확고하다"면서 "그저 내가 준비한 것만 다 해내는 게 목표"라고 다짐했다.
강윤석은 7언더파 65타를 몰아쳐 단숨에 공동 2위까지 치고 올랐고, 김한별은 3타를 줄여 추격을 이어갔다.
아시안투어에서 주로 뛰는 왕정훈과 양지호, 염서현, 고석완(캐나다)이 7언더파 137타로 공동 3위에 포진했다.
렉서스 후원을 받는 박상현은 2언더파 70타를 쳐 중간 합계 6언더파 138타로 3, 4라운드 추격전의 실마리를 잃지 않았다.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사상 최초로 시즌 상금 10억원을 넘는 김민규는 이븐파 72타로 주춤하며 이태희에 7타차까지 뒤졌다.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와 평균 타수 1위 장유빈은 이날 3타를 잃고 합계 5오버파 149타로 컷 탈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