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7월 22일까지 공동 9위(승률 0.418·38승 53패 2무)에 머물렀다.
당시 5위 NC 다이노스(승률 0.506·45승 44패 2무)와 격차는 8게임으로 벌어져 포스트시즌 진출의 꿈이 무산되는 듯했다.
하지만, 한화는 7월 23일부터 8월 25일까지 승률 1위(0.720·18승 7패)를 찍으며 반등했고 다시 가을 무대를 향해 달리고 있다.
25일 현재 한화는 승률 0.483(56승 60패 2무)으로 5위 kt wiz(승률 0.492·59승 61패 2무)를 1게임 차로 추격 중이다.
6위 SSG 랜더스(승률 0.483·58승 62패 1무)와는 승차가 없고, 4위 두산 베어스(승률 0.508·62승 60패 2무)와 격차도 3경기로 줄였다.
한화가 도약하는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특히 주목받는 선수는 불펜 이상규와 박상원이다.
마무리 주현상이 이미 등판을 마쳤거나, 등판이 어려운 상황에서 이상규와 박상원이 2이닝씩을 막은 24일과 25일 잠실 두산전은 한화 팬들을 환희에 젖게 했다.
24일 잠실 두산전에서 한화는 8회에 이미 마무리 주현상을 투입했다.
6-6으로 맞선 9회말 황준서가 두산 선두타자 정수빈에게 볼넷을 허용하자, 한화 김경문 감독과 양상문 투수코치는 이상규를 마운드에 올렸다.
김재호의 희생번트로 정수빈이 2루에 도달했지만, 이상규는 양의지를 고의사구로 거른 뒤 양석환을 포수 파울 플라이, 김태근을 3루수 앞 땅볼로 요리하며 한화를 '끝내기 패배' 위기에서 건져냈다.
한화는 연장 10회초 김태연의 적시타로 1점을 뽑았고, 이상규는 10회말 삼진 2개를 곁들이며 삼자범퇴 처리해 경기를 끝냈다.
2이닝을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은 이상규는 LG 트윈스 소속이던 2020년 5월 24일 잠실 kt wiz전 이후 무려 1천553일(약 4년 3개월)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경기 뒤 이상규는 이상훈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과 인터뷰하며 육성선수로 밀리며 방출 위기를 맞았던 시절을 떠올렸고, 눈물을 흘렸다.
한화 팬들은 팀 응원가를 부르고, 이상규의 이름을 연호하며 특별한 날을 함께 축하했다.
주현상에게 휴식을 준 25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박상원이 2이닝을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세이브를 챙겼다.
이날 에이스 류현진은 7이닝을 5피안타 1실점으로 막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한화가 2-1로 앞선 8회말 마운드에 오른 박상원은 타자 6명을 모두 범타 처리하며 깔끔하게 팀 승리를 지켰다.
박상원은 한화의 마무리로 올 시즌을 시작했지만, 시즌 초 부진이 이어져 중간 계투로 이동했다.
전반기 박상원은 31경기 3패 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8.65로 고전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2승 1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1.46을 올리며, 한화의 핵심 불펜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7월 23일부터는 15경기 18이닝 무실점 행진을 벌이고 있다.
25일 두산전에서는 3월 27일 SSG 랜더스전 이후 5개월 만에 세이브를 추가하는 감격스러운 순간도 맞이했다.
7월 23∼8월 26일, 한화의 평균자책점은 4.60으로 리그 평균(4.81)보다 조금 낫다.
하지만, 불펜 평균자책점은 3.71로 10개 구단 전체 1위다.
마무리 주현상을 활용할 수 없는 접전에서 '2이닝'을 책임진 투수가 두 명이나 등장하는 기대 이상의 장면도 나왔다.
한화는 '불펜의 힘'으로 또 한 번의 진격을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