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최숙현 선수 소속 경북체육회 지난해 '성희롱방지 부실' 적발

뉴스포럼

고 최숙현 선수 소속 경북체육회 지난해 '성희롱방지 부실' 적발

메이저 0 428 2020.07.21 05:23
                           


고 최숙현 선수 소속 경북체육회 지난해 '성희롱방지 부실' 적발

여가부, 체육관련 기관 30곳 적발하고도 1년반 가까이 공개 미적

양경숙 의원 "관리감독 철저히해야 하지만 신속 대처도 중요"



고 최숙현 선수 소속 경북체육회 지난해



(서울=연합뉴스) 오예진 기자 = 소속팀의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지난달 극단적 선택을 한 철인3종 경기 고(故) 최숙현 선수가 속한 경북체육회 등 30여개 체육 기관의 성희롱 방지 조치가 부실하다는 사실이 이미 지난해 드러난 것으로 파악됐다.

최 선수와 동료들이 강압적인 훈련과 폭력에 시달린 점 외에도 성추행을 당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는 상황에서 체육 관련 단체들이 선수의 인권 개선 문제를 외면해왔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이런 실태를 적발한 정부도 1년 반 가까이 관련 사항을 공개하지 않아 체육계의 고질적 인권 문제를 제때 공론화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여성가족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여가부는 지난해 2∼3월 대한체육회와 시·도 체육회 등 체육 분야 공공기관 등 100곳을 대상으로 현장 점검을 벌였다.

쇼트트랙 분야에서 터져 나온 '체육계 미투' 사건을 계기로 정부 합동으로 추진한 '체육 분야 (성)폭력 등 인권침해 근절 대책'의 일환이었다. 여가부가 체육계 관련 기관 전반에 대한 현장 점검에 나선 것은 처음이었다.

점검 결과 총 30개 기관(이하 중복)에서 성폭력·성희롱·성매매·가정폭력 등 폭력 예방 교육이나 성희롱 방지조치가 부실하다는 사실이 적발됐다.

이 중 경북체육회는 성희롱 예방지침을 아예 만들지 않았고, 고충 상담원도 지정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성매매, 성폭력, 가정폭력 등 폭력 예방교육 부문에서는 전체 직원의 참여율이 70%에 그쳤다.

경북체육회 소속인 최 선수와 그의 동료들은 2012∼2013년 운동처방사 안주현(45) 씨로부터 가혹행위와 성추행 등을 당했다는 의혹이 최근 불거졌다.

경주시청 철인3종경기 팀 내에서 '팀닥터'로 불린 안씨는 이 의혹으로 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수사당국은 팀을 이끈 김규봉 감독에 대해서도 최 선수 등에게 가혹행위를 한 혐의 등으로 지난 17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고 최숙현 선수 소속 경북체육회 지난해



경북체육회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국가 대표로 출전한 컬링팀 '팀 킴'이 대한컬링경기연맹을 상대로 인권 침해 및 횡령 문제를 제기해 정부의 대대적인 감사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도 문제가 제대로 봉합되지 않아 컬링팀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징계받았던 간부가 복직해 팀을 부당하게 관리한다는 문제 제기와 함께 팀 정상화를 촉구했다.

경북체육회 외에도 각종 장애인체육회, 프로축구단과 시·군 체육회의 부실한 폭력·성희롱 예방 실태가 여가부의 현장 점검으로 드러났다.

폭력 예방 교육을 아예 하지 않은 단체가 5개, 고위직 참여율이 50% 미만인 곳 4개 등 모두 27곳이 적발됐다. 성희롱 방지조치에서는 지침을 만들지 않은 단체 8개, 고충상담원이 없는 곳 2개 단체 등 모두 11곳이 적발됐다.

당시 여가부는 현장 점검에 나서면서 "체육 분야 등에서 일어나는 성희롱·성폭력을 예방하는 데 보다 실효적인 교육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으나 30개 기관의 부실이 드러났음에도 이 결과를 1년 반이 다 되도록 공개하지 않았다.

만약 여가부가 체육계 전반에 걸쳐 선수 인권침해 예방 체계가 부실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공론화했다면 추가적인 피해를 막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더구나 여가부 현장 점검과 비슷한 시기에 경주시가 최 선수를 포함한 직장 운동경기부 소속 선수를 대상으로 폭력·성폭력 실태를 조사했음에도 '문제가 없다'는 식의 형식적 결과만 얻은 터여서 정부와 지자체의 대처가 때를 놓쳤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양 의원은 "성폭력 등 폭력 문제는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실효적인 폭력 예방을 위해 관리·감독도 더욱 철저히 해야 하지만 이런 문제를 사회가 신속하게 인식하고 대처하는 것도 그만큼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여가부 관계자는 "교육을 안 한 게 아니라 몰라서 못 했던 등의 사유가 있는데 제재도 중요하지만 (특별교육을 통해) 잘 할 수 있게끔 하는데 무게를 둬야 인식 확산이나 (예방) 교육이 더 잘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고 최숙현 선수 소속 경북체육회 지난해



[email protected]

(끝)











Comments

번호   제목
71615 "씨름하는 농구 누가 보겠나" 김효범 감독, KBL 재정위 회부 농구&배구 2024.10.30 922
71614 'AFC 지도자상' 박윤정 "선수들에게 도움 되는 지도자 될 것" 축구 2024.10.30 984
71613 손흥민, AFC '올해의 국제선수' 4번째 수상…박윤정 지도자상 축구 2024.10.30 978
71612 지티에스 골프, 아이포스트와 스마트 사물함 설치 업무 협약 골프 2024.10.30 984
71611 이정현·이현중 등 2025 아시아컵 예선 농구 대표팀 12명 확정 농구&배구 2024.10.30 922
71610 프로축구선수협, 내달 14일 여자 실업 WK리그 시상식 열기로 축구 2024.10.30 980
71609 'KIA 타이거즈 한국시리즈 우승 기념' 광주 관광상품 할인 야구 2024.10.30 988
71608 호랑이 군단 포효, 광주 골목경제 활력에도 기여(종합) 야구 2024.10.30 976
71607 선발요원 임찬규 발탁…류중일 감독 "구속 상승·최근까지 등판"(종합) 야구 2024.10.30 358
71606 이원석 실수에 삼성 김효범 감독 "더는 웃고 넘길 수 없지 않나" 농구&배구 2024.10.30 304
71605 송교창·최준용·허웅 없이 이기는 KCC, 비결은 '실책 3개' 농구&배구 2024.10.30 291
71604 블랑코 KB 감독대행 "우린 미완성…황택의 돌아오면 큰 도움" 농구&배구 2024.10.30 294
71603 [프로농구 서울전적] KCC 77-73 삼성 농구&배구 2024.10.30 302
71602 [프로농구 중간순위] 29일 농구&배구 2024.10.30 294
71601 정몽규 회장 "FIFA 회장, 감독 선임 논란 이해 안 된다고 해" 축구 2024.10.30 358
리그별 팀순위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