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만류에도 '시즌 완주' 한국전력 가빈 "그건 내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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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만류에도 '시즌 완주' 한국전력 가빈 "그건 내 의무"

메이저 0 1,135 2020.03.06 06:31
                           


가족 만류에도 '시즌 완주' 한국전력 가빈 "그건 내 의무"

"캐나다 입국 제한·금지 조치 걱정되지만 내 할일 다하겠다"

7년 만에 V리그 돌아와 득점 2위 활약에도 팀 성적은 최하위

"정신적으로 힘든 시즌…하지만 어린 선수 성장에 보람 느껴"



가족 만류에도

(의왕=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남자 프로배구 한국전력의 외국인 선수 가빈 슈미트(34·등록명 가빈)는 최근 구단과의 면담에서 시즌 끝까지 남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현재 남녀 프로배구 V리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잠정 휴업에 들어갔다.

리그가 언제 재개될지 기약 없는 상황에서, 가빈은 7월 결혼 예정인 약혼녀(카린 토머스)를 지난주 캐나다로 돌려보냈다.

캐나다에 있는 가족은 하루가 멀다고 전화해 지금이라도 당장 돌아오라고 성화다.

'봄 배구'가 좌절된 삼성화재의 외국인 선수 안드레스 산탄젤로는 구단에 요청해 이미 짐을 쌌고, IBK기업은행의 어도라 어나이는 제소를 운운하며 한국을 떠나고 싶다는 뜻을 구단에 전했다.

성적으로만 따지면 최하위인 한국전력에서 뛰는 가빈이야말로 구단에 보내 달라고 떼를 써야 할 것 같지만 정작 그는 남는 쪽을 선택했다.

5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한국전력 훈련장에서 만난 가빈은 "사실 구단에 보내 달라고 요청해볼까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하지만 계약상의 문제가 있고, 또 계약에는 없지만, 팀 동료, 팬들과의 관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초조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혹시라도 고국인 캐나다에서 한국에서 온 입국자를 제한하거나 금지할까 봐 그게 가장 큰 걱정이다.

가빈은 "코로나19 사망률이 높지 않다는 걸 알기에 사실 바이러스가 두려운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캐나다에서 입국 제한이나 금지 조치가 나와서 가족과 떨어져 한국에서 오랫동안 발이 묶일까 봐 그게 가장 두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하지만 아직 그런 조치가 나오지는 않았다. 리그 재개 시기와 관련한 한국배구연맹(KOVO)의 결정을 지켜보면서 할 수 있는 한, 내 의무를 끝까지 다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가족 만류에도

가빈에게는 코로나19에 따른 리그 중단을 비롯해 올 시즌 전체가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의 연속이다.

가빈은 2009-2010시즌부터 2011-2012시즌까지 삼성화재 선수로 뛰며 3시즌 연속 팀을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끌고, 본인도 챔프전 최우수선수(MVP)로 세 차례 선정됐다.

역대 V리그 외국인 선수 중 가장 화려한 경력을 쌓은 가빈은 러시아, 터키, 브라질, 일본 리그를 거치고 7년 만에 V리그로 돌아와 낯선 시간을 보내야 했다.

가빈의 소속팀 한국전력은 32경기에서 단 6승(26패)을 따내는 데 그치며 승점 24로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가빈은 전체 득점 2위(689점)로 고군분투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리그가 재개돼 한국전력이 나머지 4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둔다고 해도 '봄 배구'는 물 건너간 지 오래다.

삼성화재 시절은 물론 커리어를 통틀어 '극과 극'의 시즌을 보낸 가빈은 "이렇게 많이 져본 적이 없어서 사실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정신적으로도 정말 힘든 시즌이었다"고 씁쓸하게 말했다.

가빈은 "팀의 주포로서 더 잘해야 했는데 하는 자책도 많이 했다"며 "성적이 나쁜 데에는 내 책임이 크다"고 했다.

한국전력은 올 시즌 풀세트 접전을 8경기 치러 단 1경기만 승리했다.

가빈이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서 한국전력에 전체 1순위로 뽑혔을 때의 기대감만큼 활약을 펼쳤는지는 의견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가빈은 고질적인 무릎 통증에도 코트에서 헌신적으로 뛰었고, 어린 동료들을 이끄는 리더의 역할까지 도맡았다.

가빈이 다른 외국인 선수들의 이탈 러시에도 끝까지 팀에 남겠다고 결심한 것은 이러한 책임감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는 "내가 팀의 리더로서 잘했지 못했는지는 모르겠지만 팀의 어린 선수들이 비교적 많이 성장한 모습에 보람도 느낀다"며 "개인적인 활약보다는 팀을 성장시키는 데 목표를 두고 시즌을 소화했다"고 설명했다.



가족 만류에도

가빈은 한국전력과의 재계약을 비롯해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최대한 말을 아꼈다.

그는 혹여 어떤 선택을 한다고 하더라도 V리그에 대한 애정만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가빈은 "V리그 팬들의 열기를 다시 느끼고 싶어서 돌아왔다"며 "나를 기억하고 환영해준 팬들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물심양면으로 잘 챙겨준 한국전력 구단과 성적이 꼴찌인데도 한결같이 응원해준 한국전력 팬들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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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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