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교사' 삼을 강정호…유소년 야구 재능 기부 밝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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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교사' 삼을 강정호…유소년 야구 재능 기부 밝힐 수 없었다

메이저 0 600 2020.06.23 15:45
                           


'반면교사' 삼을 강정호…유소년 야구 재능 기부 밝힐 수 없었다

강정호 "나를 보면서, KBO리그 음주운전 사건이 더는 일어나지 않도록"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강정호(33)는 음주운전으로 모든 걸 잃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반면교사(反面敎師)'다.

꽤 오래 모교에서 청소년과 야구 선수들에게 재능기부를 했지만, 이마저도 떳떳하게 밝힐 수 없었다.

강정호는 23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야구에서 다시 뛸 수 있을지 아직 알 수 없지만, 유소년 야구를 위해 재능 기부를 하겠다"고 했다.

그는 "한국야구에서 뛸 수 없더라도, 어린이 팬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걸 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날 강정호는 "한국 야구 복귀 첫해 연봉 전액을 음주운전 피해자를 위해 기부하고, 음주운전 방지 캠페인에도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가 가장 많이 강조한 건, 유소년 야구를 위한 봉사였다.

사실 강정호는 2016년 12월 음주운전 사고를 낸 뒤, 꾸준히 어린인 팬들을 만났다. 비자 문제로 미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에서도 유소년 팬들에게 야구를 가르쳤다.

하지만, 강정호는 어린이 팬들과 만난다는 사실을 공개할 수 없었다.

그는 23일 기자회견에서 "내가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했는데도, 야구 훈련을 함께 한 어린이 팬이 좋아하더라"라며 "나 스스로 떳떳하지 못해서 유소년 야구 활동에 참여했다는 걸 알릴 수도 없었다"라고 털어놨다.









2016년 12월 음주운전 사고를 일으키기 전까지, 강정호는 어린 야구팬들의 롤모델이었다.

2006년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데뷔한 강정호는 2014년까지 한 팀에서만 뛰고 2015년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거쳐 미국프로야구 피츠버그 파이리츠로 이적했다.

강정호는 메이저리그 입성 첫해인 2015년 유격수와 3루수를 오가며 12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7, 15홈런, 58타점을 올렸다.

그해 9월 18일 유격수로 출전한 시카고 컵스와 홈경기에서 상대 팀 크리스 코글란의 거친 슬라이딩에 왼쪽 무릎을 다쳐 수술대에 오를 때는 국내 팬뿐 아니라, 미국 팬들의 격려 메시지가 쏟아졌다.

2016년 부상을 극복하고 빅리그에 복귀한 그는 그해 103경기 타율 0.255, 21홈런, 62타점을 올렸다.

하지만 강정호는 2016년 12월 서울에서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일으켰고, 조사 과정에서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나 더 음주운전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법원은 강정호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강정호는 미국 비자 취득에도 어려움을 겪는 등 음주운전 탓에 선수 이력에 큰 오점을 남겼다. 빅리그 내야수로 큰돈을 벌 기회는 물론이고, 명예도 크게 실추됐다.

강정호는 KBO리그에서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자 하지만, 아직 여론은 싸늘하다.

지금은 강정호와 함께 훈련하는 걸 좋아하는 유소년 야구선수도, 음주운전의 폐해를 깨닫는 나이가 되면 강정호를 향한 시선이 달라질 수 있다.

강정호가 KBO리그에 전하는 강렬한 메시지는 있다. 강정호는 자신의 입을 통해 그 메시지를 전했다.

"야구를 하면서 어느 정도 자리에 올라가면 자만하고, 거만해지는 선수가 있다. 나도 그랬다"며 "나의 모습을 보고, 팬을 생각하면서, 다시는 KBO리그에 음주운전 사건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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