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용병술 빛났지만…마지막 무대 마친 네덜란드 판할 감독

뉴스포럼

[월드컵] 용병술 빛났지만…마지막 무대 마친 네덜란드 판할 감독

메이저 0 286 -0001.11.30 00:00

8년 만에 또 아르헨티나와 승부차기서 고배…"이런 탈락은 고통스러워"

선수들을 다독이는 루이 판할 감독
선수들을 다독이는 루이 판할 감독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전립선암 투병 중에도 네덜란드를 이끈 루이 판할(71) 감독이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전 끝에 대표팀에서 마지막 무대를 아쉽게 마쳤다.

네덜란드는 10일(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 카타르 월드컵 8강전에서 전·후반 90분과 연장전까지 120분을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3-4로 졌다.

'실리 축구'를 주창하며 점유율보다는 '한방'을 노리겠다고 거듭 밝힌 판할 감독의 네덜란드는 전반 유효슈팅을 하나도 차지 못할 정도로 고전했다.

덴절 뒴프리스(인터 밀란) 등 네덜란드가 자랑하는 날개 자원들은 상대의 5백을 뚫지 못했다.

네덜란드가 오히려 6% 더 많은 45%의 점유율을 챙겼고, 정작 강조한 실리는 아르헨티나가 가져갔다.

슈팅 수(15-5), 유효슈팅(5-2) 모두 아르헨티나가 앞섰다.

월드컵에서 탈락한 네덜란드 대표팀
월드컵에서 탈락한 네덜란드 대표팀

[AP=연합뉴스]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에게 페널티킥으로 2번째 골까지 허용한 후반 28분에는 패색이 더욱 짙어졌다.

그러나 판할 감독은 후반 절묘한 용병술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별다른 활약이 없던 에이스 멤피스 데파이(바르셀로나)를 후반 33분 바우트 베흐호르스트(베식타시)를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190㎝ 후반의 장신 스트라이커를 통해 높이가 낮은 아르헨티나 수비진을 공중에서 공략하겠다는 심산이었는데, 정확히 들어맞았다.

베흐호르스트는 투입 5분 만에 오른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헤딩골로 연결하며 믿음에 보답했다.

내친김에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까지 터뜨리며 멀티골을 완성했다.

페널티아크 뒤편에서 얻어낸 프리킥 기회에서 퇸 코프메이너르스(아탈란타)가 깔아 차서 패스를 넣어줬고, 수비 견제를 등을 지고 버텨낸 베흐호르스트가 왼발로 차 넣었다.

극장골의 주인공 바우트 베흐호르스트
극장골의 주인공 바우트 베흐호르스트

[AFP=연합뉴스]

후반 추가 시간 10분이 넘어 들어간 이 골은 1966년 이후 가장 늦은 시간에 터진 '극장골'이다.

프리킥 기회에서 높이를 살리기 위한 크로스가 올릴 것으로 보였지만, 이런 예상을 역이용해 낮게 깔리는 패스로 베흐호르스트가 문전에서 편하게 공을 잡을 수 있었다.

공교롭게도 예상을 뒤집고 이 패스를 전달한 코프메이너르스 역시 판할 감독이 후반 시작과 함께 투입한 선수다.

그러나 네덜란드는 승부차기에서는 웃지 못했다.

판할 감독의 네덜란드는 2014 브라질 월드컵 4강에서도 승부차기 끝에 아르헨티나에 무릎을 꿇었다.

승부차기가 공식적으로는 무승부로 집계돼 판할 감독의 통산 월드컵 본선 성적도 12경기 무패(8승 4무)가 됐다.

그러나 판할 감독은 4번의 무승부 중 2번이 아르헨티나와 승부차기 패배라는 씁쓸한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좌절한 바우트 베흐호르스트
좌절한 바우트 베흐호르스트

[로이터=연합뉴스]

AFP 등에 따르면 그는 경기 후 "이런 식으로 아르헨티나에 지는 게 두 번째"라며 "선수들에게 페널티킥을 연습하라고 했다. 책망할 부분은 따로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렇게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는데 탈락했다니 정말 고통스럽다"고 아쉬워했다.

지난해 8월 네덜란드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판할 감독은 올해 4월에는 2020년 말부터 전립선암으로 투병 중이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당시 그는 "전립선암으로 죽는 경우는 별로 없다"며 계속 대표팀을 지휘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또 "선수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어서 선수들에게 알리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판할 감독은 네덜란드 대표팀을 떠난다.

이날 경기 후 "(감독직을) 계속하지 않겠다"고 한 판할 감독은 '아르헨티나가 우승할 것 같냐'는 질문에 "그건 이제 나와 상관없다. (월드컵을) 이제 보지도 않겠다"고 했다.

바우트 베흐호르스트와 루이 판할 감독
바우트 베흐호르스트와 루이 판할 감독

[AFP=연합뉴스]

[email protected]

Comments

번호   제목
73540 '어깨 부상' 이소영, 수술로 시즌 아웃…'계약 해지' 예정(종합) 농구&배구 11.08 19
73539 "대전 야구장 관리주체·범위 불명확…계약서 재검토해야" 야구 11.08 27
73538 호날두의 조타 장례식 불참 이유 "내가 가면 서커스장으로 변해" 축구 11.08 25
73537 '레베카 친정팀 상대 34점' 흥국생명, 기업은행 꺾고 4연패 탈출(종합) 농구&배구 11.08 24
73536 신지애, LPGA 투어 토토 재팬 클래식 2R 공동 1위 도약 골프 11.08 25
73535 신인왕 던랩, 2년 차 징크스 깨나…PGA WWT 챔피언십 1R 1위 골프 11.08 26
73534 MLB 토론토, '김하성 경쟁자' 비솃에게 퀄리파잉 오퍼 제안(종합) 야구 11.08 27
73533 LG 박동원 "이제 김서현과 한 팀…잘 던지게 돕겠다" 야구 11.08 17
73532 LG생활건강, LG트윈스 4번째 통합우승 기념 프로모션 야구 11.08 18
73531 여자농구 보고 영화관람권도 받고…하나은행-메가박스 협약 농구&배구 11.08 16
73530 황인춘, KPGA 챔피언스 투어 최종전 우승 골프 11.08 16
73529 [프로배구 전적] 7일 농구&배구 11.08 14
73528 오는 16일 여자프로농구 개막전 시간 오후 2시 25분으로 변경 농구&배구 11.08 14
73527 KBO, 한국 찾은 체코 야구대표팀 환영 행사 야구 11.08 15
73526 프로농구 삼성, 헤어케어 브랜드 모에브와 스폰서십 농구&배구 11.08 15
리그별 팀순위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