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아랍의 기쁨"…'루사일의 기적'에 환호한 사우디아라비아

뉴스포럼

[월드컵] "아랍의 기쁨"…'루사일의 기적'에 환호한 사우디아라비아

메이저 0 129 -0001.11.30 00:00

사우디, 아르헨 2-1로 격파…대회 최대 이변 연출

두바이 국왕까지 "우리를 행복하게 해줬다"며 축하

열광하는 사우디 응원단
열광하는 사우디 응원단

(루사일=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22일(현지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 아르헨티나와 사우디아라비아 경기.
사우디가 2-1 승리를 거두자 사우디 축구팬들이 환호하고 있다. 2022.11.22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가 전반 10분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집어넣었을 때만 해도, 사우디아라비아가 연출한 '루사일의 기적'을 예감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중동의 복병' 사우디아라비아는 22일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먼저 한 골을 내줬다.

8만석 규모의 루사일 스타디움을 사실상 점령했던 아르헨티나 팬들은 '전설' 메시의 골에 환호했다.

이때 골대 뒤쪽에만 모여 '한 줌'에 불과했던 사우디아라비아 팬들은 침묵을 지킬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가 전반에만 7개의 오프사이드를 유도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절묘한 수비에 고전하며 추가 골을 넣지 못하자 경기장 분위기는 바뀌기 시작했다.

카타르의 방송사 알자지라는 문자 중계를 통해 "전반전에 아르헨티나가 한 골 득점에 그치자 아르헨티나 응원단의 목소리가 작아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사우디 역전에 경기장은 열광의 도가니
사우디 역전에 경기장은 열광의 도가니

(루사일=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22일(현지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 아르헨티나와 사우디아라비아 경기.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림 다우사리가 역전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2022.11.22 [email protected]

반대로 조금씩 커지는 응원 소리를 등에 업은 사우디아라비아는 후반 3분 만에 살리흐 샤흐리가 왼발 슛으로 경기에 균형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5분 위에는 살림 다우사리가 아르헨티나 수비진 4명을 벗겨내며 절묘한 오른발 슈팅으로 경기를 2-1로 뒤집자, 경기장 분위기는 순식간에 사우디아라비아의 '안방'으로 탈바꿈했다.

알자지라는 이 장면을 "아르헨티나 팬들의 드럼 소리는 어디에도 들리지 않는다. 사우디아라비아 팬들은 스스로 낸 목소리를 듣기 힘들 정도로 희열에 빠졌다"고 묘사했다.

'일당백'으로 루사일 스타디움을 쩌렁쩌렁 울린 사우디아라비아 팬들은 2-1로 리드를 지키던 경기 막판 추가 시간이 한없이 늘어나자 흥분하기 시작했다.

결국 그대로 경기가 끝나자 사우디아라비아 선수들은 마치 월드컵 우승이라도 한 것처럼 기뻐하며 팬들의 환호에 답했다.

경기장에 들어오지 못하고 팬 구역에서 경기 내내 응원을 이어가던 사우디아라비아 팬들도 심판의 경기 종료 휘슬에 옷을 벗고 기뻐했다.

사우디가 연출한
사우디가 연출한 '루사일의 기적'에 신께 감사 인사를 하는 사우디 국민

[로이터=연합뉴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 수도인 리야드 전체를 대표팀의 상징인 '초록색'으로 물들이고 응원하던 사우디아라비아 국민들도 한마음으로 승리의 기쁨을 즐겼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연출한 이변은 아랍 전체의 기쁨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언더독(스포츠 경기에서 약팀)이 통상적으로 받는 성원을 훨씬 뛰어넘는 응원을 받았다.

이날 아랍에미리트(UAE)와 레바논 등 월드컵에 나서지 못한 자국 국기를 들고 경기장에 들어왔던 중동 국가 팬들은 한목소리로 아랍 축구의 자존심을 세운 사우디아라비아를 응원하기 시작했다.

두바이의 국왕이자 UAE 부통령 겸 총리인 셰이크 모하메드 빈 알 막툼은 경기가 끝난 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우디아라비아는 승리할 자격이 있는 팀이다. 전투적으로 경기했다"며 축하 인사를 남겼다.

"아랍에 기쁨을 준 사우디아라비아를 축하한다. 우리를 행복하게 해줬다"는 말은 이번 경기가 가진 의미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UEA 부통령 겸 총리인 셰이크 모하메드 빈 알 막툼이 올린 축하 인사
UEA 부통령 겸 총리인 셰이크 모하메드 빈 알 막툼이 올린 축하 인사

[SNS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Comments

번호   제목
71285 [프로축구 중간순위] 18일 축구 10.19 15
71284 KPGA 신인왕 배용준, 부활 샷…이틀 동안 12언더파 선두 골프 10.19 13
71283 LVMH 아르노 가문, 파리FC 인수한다…PSG와 양강구도 기대감 축구 10.19 13
71282 [프로축구 광주전적] 광주 1-1 대구 축구 10.19 14
71281 앗! 골프채가 15개…PGA투어 출전권 시급한 데이먼 4벌타 골프 10.19 14
71280 가을야구 단일 시리즈 두 경기 우천 취소, 웃은 건 모두 하위팀 야구 10.19 14
71279 김주형, 타이틀 방어전 첫날 공동 62위…보기 3개 이후 버디 5개 골프 10.19 14
71278 MLB 다저스, 4년 만의 월드시리즈 진출에 앞으로 '1승'(종합) 야구 10.19 13
71277 [부고] 김은정(여자 17세 이하 축구대표팀 감독)씨 부친상 축구 10.19 9
71276 2024-2025시즌 프로농구 오피셜 스폰서에 DB손해보험 농구&배구 10.19 7
71275 염경엽 감독 "에르난데스, 뭉침 증세…내일까지 쉴 가능성 커" 야구 10.19 12
71274 갈 길 바쁜 K리그1 포항과 수원FC, 파이널A 첫판 1-1 무승부 축구 10.19 10
71273 임찬규, 역대 6번째 '단일 PS 3연속 선발승'…LG 투수로 처음 야구 10.19 11
71272 '무릎 부상' NBA 레너드, 시즌 초반 출전 불가…무기한 결장 농구&배구 10.19 10
71271 kt 박경수, 공식 은퇴 발표 "팬들 덕분에 22년간 선수 생활" 야구 10.19 10
리그별 팀순위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