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터시티가 우승할줄 누가 알았어?…큰 꿈 품고 K리그1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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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터시티가 우승할줄 누가 알았어?…큰 꿈 품고 K리그1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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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2 시상식 휩쓴 광주…이정효 감독 "나도 선수들도 시상식은 처음"

이정효 광주FC 감독, K리그2 감독상 수상
이정효 광주FC 감독, K리그2 감독상 수상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22 대상 시상식에서 이정효 광주FC 감독이 K리그2 감독상을 받고 있다. 2022.10.24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나도, 우리 선수들도 전부 처음 이 자리에 와보는 거예요."

프로축구 K리그2 역대 최고 시즌을 보낸 광주FC의 이정효(47) 감독은 시상식을 기다리던 중 선수들이 앉은 테이블을 향해 손을 뻗으며 말했다.

이 감독의 손길이 향하는 곳에 앉아 있던 주장 안영규가 멋쩍게 웃었다.

지난 24일 오후 2시께 서울 서초구 더케이 호텔에서 열린 K리그 대상 시상식을 앞두고 이 감독은 취재진과 만나 설레는 심정을 전했다.

"최다 득점을 대전에 내줬다"며 아쉬움부터 표한 이 감독의 "다행히 최저 실점은 지켰다"고 웃었다.

뒤이어 오후 4시부터 열린 시상식에서 이 감독은 K리그2 감독상을 받았다.

K리그2 주장, 감독 투표와 미디어 투표 결과를 환상한 점수에서 100점 만점에서 무려 82.32점으로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이정효 광주FC 감독
이정효 광주FC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올 시즌 처음으로 프로팀 지휘봉을 잡은 이 감독은 부임 첫해부터 K리그2 최고 감독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K리그2 역대 최고 승점(86), 최다승(25승)을 달성한 광주는 시즌 내내 선두를 독주하다가 이미 지난달 우승과 승격을 동시 확정했다.

이 감독은 감독상에 호명된 후 단상에 올라 "큰 꿈을 안고 1부에 도전한다. 내년에도 큰 성원과 응원 부탁드리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사실 시상식에 앞서 이 감독은 이 '큰 꿈'에 대해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을 내놨었다.

그간 공식 석상에서 '승점 90'을 노린다고 여러 번 말했던 이 감독은 "승점 90을 못 깨 정말 아쉽다"며 "내년 1부에서의 목표를 상향해 조정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내년 목표에서 '잔류'라는 단어를 빼려고 한다"며 하위 스플릿에 묶이더라도 강등권 탈출 싸움은 벌이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안영규, K리그2 최우수선수상 수상
안영규, K리그2 최우수선수상 수상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22 대상 시상식에서 광주FC 안영규가 K리그2 최우수선수상(MVP)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2.10.24 [email protected]

"그 이상은 내 개인적인 생각이라서 더 자세하게 말하기 어렵다"고 난색을 보인 이 감독은 돌연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레스터시티를 언급했다.

그는 "2016년 레스터시티의 우승 확률이 0.02%라는 말을 들었다"며 "우리도 언젠가는 못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웃었다.

2015-2016시즌 레스터시티는 창단 132년 만에 처음으로 EPL에서 우승하는 감격을 누렸다.

그 전 시즌 리그 최하위에 머무르다가 간신히 14위로 오르며 강등을 면했던 터라 아무도 레스터시티의 우승을 예상하지 못했다.

당시 영국 데일리 메일은 "레스터시티가 5천분의 1의 확률을 극복하면서 스포츠의 가장 위대한 동화가 완성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 감독은 "시즌 시작 전 1천명이 있다고 하면 그중 몇 명이나 나와 선수들이 이 자리에 올 것이라고 예측했을까"하고 반문했다.

EPL 우승 트로피 들어 올리는 레스터시티 선수들
EPL 우승 트로피 들어 올리는 레스터시티 선수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그 말처럼 이 감독 외 광주 선수들도 이날 각종 상을 휩쓸면서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시상식의 '주인공'이 됐다.

광주의 최저 실점(32실점)을 이끈 안영규는 K리그2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팀의 2선 자원으로 상대 뒷공간을 내달린 엄지성은 K리그2 영플레이어에 선정됐다.

K리그2 베스트 11에도 무려 6명이 포함됐다. 골키퍼 김경민, 수비진에 안영규·두현석, 미드필더진에는 박한빈·이순민·엄지성이 이름을 올렸다.

이 감독은 "물론 내년에 쉽지 않을 거다. 광주가 올해 잘했지만 1부에서는 쉽지 않겠다고 한 여러 분석에 동의한다"면서도 "큰 꿈을 꿔야 한다. 이제는 내려간다는 생각을 안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MVP에 호명돼 단상에 오른 주장 안영규는 "감독님께서 항상 열심히 하는 건 누구나 하니까 잘해야 한다고 하셨다. 내년에 더 잘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베스트 11 미드필더로 뽑힌 이순민은 공교롭게도 수상 소감 도중 이 감독과 똑같이 '큰 꿈'에 대해 언급했다.

엄지성·박한빈·이순민, K리그2 베스트11 미드필더 부문 수상
엄지성·박한빈·이순민, K리그2 베스트11 미드필더 부문 수상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22 대상 시상식에서 광주FC 엄지성, 광주FC 박한빈, 광주FC 이순민이 K리그2 베스트11 미드필더 부문을 수상하고 있다. 2022.10.24 [email protected]

이날 래퍼로 변신해 축하 공연도 펼친 이순민은 "2017년에 처음 입단해 4년이 지났다. 특별한 사람도, 특별한 선수도 아니다"라며 성실히, 꾸준히 최선을 다했다.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 것"이라고 덤덤히 소감을 밝혔다.

이어 "큰 꿈을 이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삶의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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