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절대 비겨서 올라갈 생각하지 말라고 했어요."
1년 만에 다시 프로축구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로 가는 문턱에 선 K리그2 FC안양의 이우형 감독은 취재진 앞에서 연신 "비길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을 3위로 마친 안양은 준PO에서 부천FC를 잡고 올라온 경남FC와 23일 오후 K리그2 PO 경기를 치른다.
이 경기에서 이기면 K리그 승강 PO 무대로 올라간다. 1부리그 10위팀 수원 삼성과 일전을 펼치고, 여기서도 승리하면 꿈에 그리던 1부로 승격된다.
사실 안양은 지난해에도 K리그2 플레이오프 무대까지는 경험했다.
지난 시즌 구단 사상 최고 성적인 정규리그 2위로 PO로 직행, 3위 팀 대전하나시티즌을 만난 안양은 1-3으로 패해 승강 PO를 눈앞에 두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날 경남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감독은 지난해의 아픔을 곱씹었다.
그가 과거의 아픔에서 도출한 결론은 '비길 생각을 해선 안 된다'는 교훈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무승부 시 순위가 더 높은 팀이 상위 라운드로 진출하도록 이점을 준다.
작년에 이 이점을 믿고 소극적으로 '지키는 축구'를 하다가 역전패했다는 설명이다.
이 감독은 "작년 대전전에서 선수들이 지나치게 수비라인을 내려서 경기를 했다. 수비지역에서 공을 많이 소유하려 하니 당연히 수비가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절대 비겨서 올라갈 생각하지 말라고 선수들에게 말했다. 수비는 신경 쓰지 말고, 공격에 집중하라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격적으로 압박해 공을 탈취한 후 득점을 노리라고 했다"며 "경남이 전반적으로 공격이 중점을 두는 팀이라 뒷공간이 많이 생길 것이라 본다.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팀의 핵심 공격수인 조나탄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이 감독은 "우리 팀의 1등 스트라이커는 조나탄이다. 항상 자기 몫을 하는 선수"라며 "최근 개인적인 어려움이 있어 몸 상태가 예전 수준이 아닌 건 사질이지만 오늘은 뭔가 한 방을 만들어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일 전에 여자친구가 한국에 들어왔다고 한다. 그 덕인지 컨디션이 좋아서 뭔가 하나를 해줄 것 같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한편 경남의 설기현 감독은 "안양이 올 시즌 거둔 성과를 보면 우리보다 좋은 팀인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안양에 강력하다. 상대하는 법을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양과 경남은 이번 시즌 네 번 맞붙어 2승 2패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가장 최근 경기인 지난 15일 치른 최종전에서는 경남이 웃었다.
경남에게는 값진 승리, 안양에는 뼈아픈 패배였다.
경남은 홈에서 치른 이 경기에서 김광진의 프리킥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안양을 꺾었다.
이 패배로 안양의 2위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졌고, 올 시즌 2위 팀에 주는 승강 PO 직행 티켓도 놓치게 됐다.
동시에 경남은 5위를 확정해 준PO로 향할 수 있게 됐다.
설 감독은 "안양에 패한 경기도 돌아보면 우리가 경기를 잘했다. 다 충분히 이길 만한 경기였다"며 "그만큼 우리가 안양전에서는 자신도 있고,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 감독은 부천과 준PO에서 후반에 투입했던 티아고와 모재현을 이날은 선발로 내세웠다.
그는 "지난 경기에서는 전반에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 후반에는 결판을 낼 카드가 없다고 봐서 그렇게 기용했다"며 "두 선수가 지난 경기 45분 정도만 뛰었고, 또 오늘이 공식적으로 마지막 경기여서 초반부터 모든 걸 쏟아부으려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