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1루타에 1루에서 홈까지 내달린 김하성(27·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주루는 샌디에이고 더그아웃에 진한 여운을 남겼다.
하루가 지난 뒤에도, 김하성의 주루는 화제가 됐다.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은 21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훈련하기 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2차전을 복기했다.
역전의 불씨를 피운 김하성의 주루도 당연히 화두에 올랐다.
멜빈 감독은 MLB닷컴과의 인터뷰에서 "김하성의 주루는 경기 흐름을 바꾼 결정적인 계기였다"라고 말했다.
김하성은 20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NLCS 2차전에서 2-4로 끌려가던 5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트렌트 그리셤이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나 1사 1루가 됐고, 오스틴 놀라가 필라델피아 선발로 등판한 동생 에런 놀라를 공략해 우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쳤다.
'치고 달리기' 작전이 나와 김하성은 놀라의 타구가 그라운드에 떨어졌을 때 이미 2루에 도달했다.
이어 잠시도 머뭇거리지 않고 3루를 돌아 홈까지 내달렸다.
필라델피아 야수진은 홈에 송구조차 하지 못했다.
이후에도 안타 4개가 더 나왔고, 샌디에이고는 5회에만 5점을 뽑아 역전에 성공하며 결국 8-5로 승리했다.
MLB닷컴은 "김하성이 3루에서 멈췄어도, 다음 타자의 안타 때 득점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의 주루를 기계적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그의 주루를 역전승의 시발점이라고 봤다"고 전했다.
멜빈 감독은 "김하성은 2루에 도달했을 때 이미 홈까지 내달릴 생각을 했다. 김하성은 환상적인 주루를 했고, 팀 승리에 크게 공헌했다"며 "김하성의 주루는 NLCS 2차전의 모멘텀이었다. 우리는 NLCS 2차전 5회말처럼, 이번 시리즈의 리드를 빼앗아 결국 승리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 중심에는 김하성이 있다"고 했다.
7전4승제의 NLCS에서 1차전을 내준 샌디에이고는 2차전에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을 1승 1패로 만들었다.
샌디에이고와 필라델피아는 22일 3차전을 벌인다.
NLCS 1·2차전에서 6타수 1안타에 그쳤지만, 주루와 수비로 팀을 도운 샌디에이고 주전 유격수 김하성도 '핵심 멤버'로 3차전을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