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 정재원 "평창올림픽 페이스메이커 역할, 상처 아니었다"
정재원, 월드컵 파이널 금메달 안고 귀국…"평창 경험이 성장에 도움"
(영종도=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성인 국제대회에서 첫 금메달을 획득하고 돌아온 빙속 차세대 간판 정재원(19·서울시청)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페이스메이커' 역할 논란에 관해 "내겐 상처가 아닌 경험으로 남았던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정재원은 1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한 뒤 많은 분이 평창올림픽 매스스타트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했던 것에 관해 떠올리셨더라"며 "난 평창올림픽 대회로 많은 경험을 쌓았고, 그 경험을 토대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정재원은 만 17세였던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빙속 대표팀 막내로 출전해 남자 팀 추월에서 은메달을 획득하며 국내 스피드스케이팅 최연소 올림픽 메달리스트 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남자 매스스타트 종목에 출전해 선배 이승훈의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하며 그의 금메달 획득을 도왔다.
체력을 비축했다가 레이스 막판 힘을 쏟는 이승훈을 위해 레이스 전체 흐름을 이끌어가는 역할이었다.
올림픽 당시엔 '아름다운 동료애'로 표현됐지만, 동시에 이승훈의 금메달 획득을 위해 희생을 강요받았다는 시선을 받았다.
정재원은 평창올림픽 이후 차근차근 실력을 쌓았고, 지난 9일 네덜란드 헤이렌베인 티알프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9-2020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6차 대회 파이널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극적인 명승부 끝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재원은 "평창올림픽 출전 당시 난 매스스타트 경기에 단 한 번도 출전한 적이 없었던 신인 선수였다"며 "올림픽 무대에서 큰 역할을 한 것만으로도 기뻤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번 대회 역전 우승 장면에 관해선 "레이스 도중 속력을 끌어올리는 선수가 한 명씩 꼭 나온다"며 "그때 그 선수를 쫓아가는 선수가 또 나오는데, 내 전략은 쫓아가는 선수 바로 뒤에서 페이스를 조절하면서 체력을 아끼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즌을 모두 마친 정재원은 이제 차기 시즌 준비에 들어간다.
그는 "국내서 휴식을 취한 뒤 대표팀에서 다시 훈련해야 한다"며 "다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문제로 대표팀 소집 훈련이 연기된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렇게 되면 차기 시즌 준비에 차질을 빚는데 빨리 이 사태가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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