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면 공백과 무뎌진 공격력…전북 닥공 부활 '김보경에 달렸다'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프로축구 최강 전북 현대의 트레이드마크인 '닥공(닥치고 공격)'이 사라졌다. '에이스' 역할이 기대되는 김보경의 어깨는 무거워지고 있다.

전북은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개막전에서 1-0으로 신승했다.

후반 38분에 나온 베테랑 이동국의 천금 결승 골이 없었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전 치른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포함해 3경기 연속 무승에 그칠 뻔했다.

전북의 공격은 시종일관 답답했다. 전반 중반부터 수원에 크게 우세한 경기를 펼쳤지만, 상대 위험지역에서 위협적인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팀을 떠난 '측면 해결사'들의 공백이 커 보인다.

문선민은 입대해 상주 상무 유니폼을 입었고, 로페즈는 상하이 상강(중국)으로 이적했다.

전북에 가장 강력한 '원투펀치'였던 이들을 한 번에 잃은 건 시즌 전부터 불안 요소로 꼽혔다.



올 시즌 K리그 공식 분석을 제공하는 비프로일레븐의 개막전 분석 자료를 보면, 불안 요소는 그대로 현실화한 모습이다.

플레이메이커를 맡은 이승기 다음으로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선 무릴로, 오른쪽 풀백 이용이 공을 많이 잡았다. 그런데 측면으로 간 공은 위험지역으로 나아가기보다 다시 중앙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았다.

이승기보다 공격적인 임무를 맡은 김보경과 최전방에 선 조규성은 고립됐다.

측면 공격의 시도 횟수부터 적었던 데다 날카로움도 부족했다. 크로스 성공률이 27%로 수원(56%)보다 낮았다.

전북은 앞선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2경기(1무 1패)에서도 공격에서 같은 양상을 반복하다가 승리를 올리지 못했다.

전북이 다시 K리그 정상에 서려면 측면의 무딘 공격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올여름 이적시장에서 'A급 측면 자원'을 수혈하는 게 가장 확실한 해결 방법이지만, 코로나19로 경기 수가 22라운드로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에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

이승기와 2선 공격수들 간에 보다 유기적이고 약속된 플레이로 중앙의 파괴력을 높여야 한다.



다행히 올 시즌을 앞두고 새로 영입한 김보경은 전북 공격의 질을 높일 능력을 충분히 갖춘 베테랑이다.

경험과 개인 기량 면에서 리그 최고 수준이라는 점을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상(MVP) 수상으로 공인받았다.

동료들도 그의 능력을 믿는다.

이동국은 경기 뒤 중계방송사와 인터뷰에서 "로페즈, 문선민이 나간 뒤에 빠른 윙이 없어졌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면서 "하지만 전북에는 기술이 있는 선수들이 많이 있어 상대를 충분히 파괴할 수 있다. 그렇게 할 준비가 천천히 돼 가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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