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투혼' 김혜주 대위 "시구 영광…'거리두기' 조금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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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투혼' 김혜주 대위 "시구 영광…'거리두기' 조금만 더"

메이저 0 486 2020.05.08 19:32
                           


'코로나 투혼' 김혜주 대위 "시구 영광…'거리두기' 조금만 더"

간호장교로 대구 찾아 코로나19와 싸우며 깊은 감동 선사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간호장교 김혜주(30) 대위가 28번이 적힌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잠실야구장 마운드 위에 올랐다.

'28'은 김혜주 대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험이 가장 컸던 시점에, 가장 피해가 컸던 대구로 내려가 의료 지원 임무를 수행한 '28일'을 떠올려 정한 등 번호다.

김혜주 대위처럼 코로나19 위협에 정면으로 맞서 싸운 의료진, 의료 관계자 덕에 한국프로야구는 개막을 맞이했다.

두산은 8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홈 개막전 시구자로 김혜주 대위를 초청했다.

마운드에 근처에 선 김 대위는 거수경례를 한 뒤, 공을 던졌다. 그는 "시구 결과는 아쉽다"고 웃었다. 하지만 시구를 지켜본 선수단은 고마움을 담아 박수를 보냈다.









국군춘천병원 응급 간호장교 김혜주 대위는 2월 23일부터 3월 21일까지 4주 동안 대구 동산병원에 1차 군 의료지원팀으로 파견돼 대구 확진 환자 입원 치료를 지원했다.

김 대위는 중환자실 격리병동에서 중증환자 간호 임무를 수행했고, 의료진 수가 부족해 3교대 근무를 기본으로 매일 11∼12시간 근무했다.

마스크를 오래 쓰고 근무하다 쓸린 콧등에 밴드를 붙인 김 대위의 모습이 국방부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되면서, 대구에서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우는 김 대위, 의료진, 관계자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시구를 한 뒤 취재진과 만난 김혜주 대위는 "대한민국 의료진, 국군 의료지원단 대표로 마운드에 올라 무척 영광이다. 아직도 떨린다"라며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일하시는 의료진, 관계자들이 많은 데 제가 주목을 받아 죄송하기도 하다"고 했다.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동안, 그의 인생도 달라졌다.

김혜주 대위는 "사진이 화제가 된 후 많은 분이 알아봐 주시고, 응원 편지와 선물도 받았다"며 "대구에서 보낸 28일은 내 인생의 전환점이었다. 지금도 여러 곳에서 많은 분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일하신다.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알기에, 그 장면을 보면 눈물이 핑돈다"고 했다.

힘겨운 시간을 보낸 덕에, 김혜주 대위에게도 짜릿한 순간이 왔다.

관중은 없었지만, 잠실야구장에서 시구를 하는 영예를 누렸다.

그는 "'작년에 우승한 두산의 홈 개막전에 내가 시구를 해도 될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정말 영광이고 기쁘다"라고 웃었다.

사실 충청남도 출신인 김혜주 대위는 한화 이글스 팬이다. 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정수빈(두산)"이라고 밝혔다. 또한, 김 대위의 남편은 두산 팬이다. 김 대위의 남편은 함께 경기장을 찾아,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홈 경기에 아내가 시구하는 장면을 직접 봤다.









미국과 일본프로야구가 개막일도 정하지 못한 상황에서 한국프로야구는 5월 5일에 개막해 시즌을 치르고 있다.

야구 감독과 선수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코로나19와 싸운 의료진에게 감사를 표했다.

하지만 관중이 들어찬 경기장을 보기 위해서는 경계심을 유지해야 한다.

김 대위는 "대구 의료지원을 끝내고 나니 벚꽃이 만개해 있었다. 그렇게 많은 의료진이 겨울이 어떻게 가고, 봄이 어떻게 오는지 모르게 코로나19와 싸웠다"며 "코로나19 예방 수칙은 메르스 때와 같다. 손을 잘 씻고, 거리를 두는 등 기본적인 것을 신경 써 주시면 코로나19가 종식돼 팬들께서도 야구장에 오실 수 있다. 조금만 더 (개인 방역 등에) 신경 써 주셨으면 한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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