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양현 "무관중? 퓨처스에서 많이 경험해봐서 괜찮아요"
지난해 불펜과 임시 선발로 전천후 활약…"올 시즌 목표는 풀타임 출전"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우완 잠수함 투수 양현(28)은 선발 욕심이 없다.
팀 내 또 한 명의 옆구리 투수인 한현희(27)가 올 시즌 다시 선발 투수에 도전할 예정이지만 룸메이트의 변신을 바라보는 양현은 무덤덤했다.
지난 26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만난 양현은 "전 특이하게 선발 욕심이 없다"며 "선발로서 잘 던질 자신도 없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양현은 지난해 29경기에 등판해 40⅔이닝을 소화하며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1.99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선발 로테이션에 빈자리가 생길 때는 오프너로도 제 몫을 다했다. 3경기에 선발 등판해 8⅔이닝을 던지며 단 1점만을 내줬다.
지난해 두산 베어스와 치른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는 7회에 등판해 1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홀드를 달성했다.
팀은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그쳤지만, 양현은 데뷔 첫 한국시리즈 등판에서 홀드를 기록하며 귀중한 경험을 쌓았다.
이제는 팀에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자원이지만, 그전까지 양현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양현은 2011년 신인 드래프트 10라운드 전체 73순위로 두산 베어스의 지명을 받았다. 하지만 2017년까지 1군 등판은 16경기가 전부였다.
기량보다는 한화 이글스, 키움의 전신인 넥센 히어로즈에서 뛰었던 양훈(34)의 친동생으로 더 큰 관심을 받았다.
언더핸드 투수라는 희소가치가 있었지만, 시속 130㎞를 살짝 넘는 구속으로 투수진이 막강한 두산에서 자리 잡기는 쉽지 않았다.
2015시즌이 끝난 뒤 2차 드래프트로 넥센 유니폼을 입은 양현은 상무 전역 후인 2018시즌부터 1군 마운드에 올랐다.
상무에서 몸을 키우고, 제구력을 가다듬은 양현은 2018년 33경기에서 1승 1패 5홀드 평균자책점 3.58로 활약했고, 지난해 더욱 진화했다.
이제는 과감한 목표를 세울 때도 됐지만 양현은 1군에서 던지는 것만으로도 좋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지금까지 한 번도 풀타임으로 뛴 적이 없다. 올해는 풀타임 출전이 목표"라며 "안 아프고 시즌을 건강하게 마쳤으면 좋겠다"고 했다.
양현은 "우리 팀에는 필승조와 패전처리조가 따로 없을 정도로 좋은 불펜투수들이 많다"며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주 무기인 투심패스트볼의 구위를 좀 더 가다듬었다는 양현은 "빨리 시즌이 개막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양현에게 무관중 경기가 선수 입장에서는 힘들지 않으냐고 물었다.
그는 "퓨처스(2군)에서 무관중 경기를 많이 해봐서 괜찮다"며 "그래도 만원 관중이 좋긴 하죠"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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