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손혁 감독 "연습경기도 지니까, 잠이 안 오더라고요"
"투수에만 집중하다가, 경기 전체를 보니까 시간이 빨리 가"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손혁(47) 키움 히어로즈 감독의 시간은 '투수 코치 시절'보다 빠르게 흐른다.
22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프로야구 KBO리그 연습경기를 앞두고 만난 손 감독은 "어제 처음으로 한국 프로야구팀과 상대했다. 투수코치로 경기를 볼 때보다 시간이 빨리 지나가더라"라며 "경기 전체를 보니, 시야도 넓어졌다"고 했다.
현역 시절 선발과 불펜을 모두 경험한 우완 투수 출신 손 감독은 지도자로 변신한 뒤 '뛰어난 투수 조련사'로 평가받았다.
지난해까지 SK 와이번스 투수 코치로 일했던 그는 키움의 사령탑에 오르면 프로야구 감독 생활을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올해 첫 연습경기가 열린 21일에는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제자'들이 즐비한 SK 와이번스와 맞붙었다.
손 감독은 "SK 투수들이 잘 던지더라. 염경엽 SK 감독님도 세게 나오셨다"며 "SK 투수들과는 가끔 연락했다. 어제도 경기 뒤에 몇몇 선수와는 통화했다. 인연이 깊은 SK 투수들이 잘 던지니까 좋긴 한데, 다음에 만났을 때는 살살 던졌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하지만 이제 그는 '키움 사령탑'이다. 연습경기지만 키움이 3-6으로 패하니, 아쉬움에 사로잡혔다.
손 감독은 "패하니까, 내가 감독이라는 걸 새삼 느꼈다. 잠도 잘 오지 않고, 아침에 더 일찍 눈을 떴다"라고 했다.
'감독의 시간'에 살면서 승패에 더 민감해졌다는 의미다.
손 감독은 감독답게 치열한 준비도 했다. 결국 무산됐지만, 깜짝 카드도 준비했다.
22일 두산과의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 하는 윤정현은 손 감독의 '비밀무기'였다.
그는 "만약 5월 1일에 개막했다면, 5월 3일 두산전에 윤정현을 선발로 내세울 생각이었다. 개막이 5월 5일로 정해지면서 '없던 일'이 되긴 했다"고 털어놨다.
손 감독은 미국에서 개인 훈련을 하다가 3월 말에 입국해 2주 동안 자가 격리를 한 키움 외국인 에릭 요키시와 제이크 브리검이 5월 3일까지는 등판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좌완 윤정현을 좋은 좌타자가 많은 두산전에 '표적 선발'로 내세우겠다는 비책을 마련했다.
그러나 정규시즌 개막이 5월 5일로 정해지면서, 키움 외국인 투수들의 개막전 등판이 가능해졌다. '스윙맨' 윤정현은 불펜에서 개막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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