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전 앞둔 손혁 키움 감독 "걱정도 되고, 흥분도 됩니다"
21일 인천에서 SK와 첫 연습경기 "친한 팀과 먼저 해서 편해"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손혁 감독이 비공식 데뷔전을 준비하고 있다.
정규리그가 아닌 연습경기에 불과하지만 구단 간 연습경기가 팀별로 4경기뿐이라 한 경기 한 경기의 의미가 절대로 작지 않다.
공교롭게도 첫 상대는 손 감독이 지난해까지 투수코치로 몸담았던 '친정팀' SK 와이번스다.
손 감독은 SK와의 연습경기를 하루 앞둔 20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차분하게 팀 훈련을 지휘했다.
이후 취재진과 만난 손 감독은 첫 상대로 SK를 만나는 것에 대해 "염(경엽) 감독님이 잘해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어느 팀과 맞붙든 특별할 건 없지만 SK에는 친하게 지냈던 선수들과 코치진이 많다. 친한 팀과 먼저 하는 게 편한 것 같다"고 했다.
지루했던 청백전을 끝내는 건 반갑지만 프로 감독 데뷔전을 앞두고 밀려드는 긴장감과 부담감은 어쩔 수 없는 듯했다.
그는 "시합이 다가올수록 야구 꿈을 자주 꾼다. 유니폼을 안 챙겨오는 등 실수하는 꿈을 꾸게 되더라"며 "걱정도 되고 부담도 있고 반대로 흥분도 되고 기대도 된다. 리그의 선수들이 어떻게 변했을지 보고 싶고. 관중이 없어서 긴장은 조금 더 될 것 같다"고 말했다.
10개 구단은 21일부터 27일까지 팀별 4경기, 총 20차례의 연습경기를 관중 없이 치른다. 사실상의 시범경기다.
5월 초 정규리그 개막이 확정된다면 각 팀은 이 짧은 기간 안에 최종 점검을 끝마쳐야 한다. 주전 외 선수들을 테스트할 여유가 없다.
손 감독은 "내일 SK전에는 이승호가 선발로 나선다. 5∼6이닝 사이에 90구 언저리를 던지게 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한두명을 제외하고는 기본적으로 베스트 라인업을 가동할 예정"이라며 "상대 선발이 왼손이나 오른손이냐에 따라서 라인업에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했다.
투수코치 출신으로 올해 키움 지휘봉을 잡은 손 감독은 "난 작전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또 우리 팀에는 좋은 타자들이 많아서 작전보다는 선수들에게 믿음을 주는 쪽으로 경기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3월 28일 개막할 예정이던 올 시즌 KBO 리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 달 이상 개막이 연기됐다.
손 감독은 이 기간이 타자들보다는 투수들에게 훨씬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일단 감독인 제게는 유리했다. 덕분에 선수들을 볼 시간이 많아졌다"며 "투수들에게도 유리할 것이다. 윤정현, 임규빈 등은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시간이 됐고, 김상수, 조상우, 이승호에게는 휴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손 감독은 "올해는 긴 휴식을 취하고 들어가는 게 투수들에게 좋게 작용하겠지만 내년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도쿄올림픽이 있어서 그다음 해에는 어깨와 팔꿈치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mail protected]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