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박건우 "우타 외야수, 혜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박건우(30·두산 베어스)는 최근 친한 좌타자에게 농담을 섞어 "나도 왼손잡이였으면 더 잘 치지 않았을까"라고 말을 건넸다.
그러자 "네가 우타 외야수라서 기회를 더 자주 얻는 거야"라는 답이 돌아왔다. 박건우는 곧바로 "맞습니다"라고 인정했다.
16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만난 박건우는 이 같은 에피소드를 전하며 "우타 외야수라는 건 내게 혜택"이라며 "나는 부족한 게 많은 선수다. 그런데 좌타자가 늘어나는 시대에 야구를 해서 혜택을 누리고 있다"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는 "(좌타자인) 오재일 선배가 나보다 하위 타순에 설 때가 있다. 타선의 '좌·우 밸런스'를 위해 내가 앞 타순에 들어서는 혜택을 보는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KBO리그에서 '우타 외야수'는 귀한 몸이다.
지난해 11월에 열린 프리미어12 한국 대표팀에 뽑힌 외야수 6명 중 우타자는 2명뿐이었다.
박건우가 민병헌(롯데 자이언츠)과 함께 '우타 외야수'로 프리미어12를 치렀다.
박건우는 "저는 잘하는 선수가 아닙니다"라고 거듭 몸을 낮췄지만, 그는 이미 KBO리그 최정상급 외야수로 평가받는다.
그는 우타 외야수가 필요한 대표팀에도 꾸준히 뽑히고 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시즌 연속 타율 3할 이상을 치는 박건우를 바라보는 팬들의 '기대치'도 높아졌다.
박건우는 "당연히 내게 실망하는 목소리가 들리면 마음이 아프지만, 그만큼 나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는 의미니까 영광스럽게 받아들인다"라고 했다.
박건우는 차분하게 정규시즌 개막을 기다린다.
그는 "아직 개막일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4월 21일부터 다른 팀과 연습경기를 한다. 5월 초에는 정규시즌이 개막할 가능성이 크다고 하니 답답한 기운이 사라진다.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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