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드블럼 "남을 먼저 생각하는 한국, 코로나19에서 효과 확인"
미국 현지 언론과 인터뷰서 코로나19 대처하는 한국 모습 전해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많은 국외 언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처하는 한국의 모습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매우 증가하면서 한국의 방역 시스템 등을 조명하는 기사가 더 늘어난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5시즌(2015∼2019년)을 뛴 '메이저리거' 조쉬 린드블럼(밀워키 브루어스)은 더 구체적으로 미국과 한국의 차이를 설명할 수 있다.
미국 일간지 밀워키 저널 센티널은 13일(한국시간) '린드블럼이 분석한 한국의 코로나19 대처 방법과 성공 요인'을 소개했다.
린드블럼은 KBO리그에서 뛰는 타일러 윌슨, 케이시 켈리(이상 LG 트윈스), 제이크 브리검(키움 히어로즈), 닉 킹엄(SK 와이번스)과 꾸준히 연락하고 있다고 소개하며 "윌슨, 켈리, 브리검은 스프링캠프가 끝난 뒤 미국에서 개인 훈련을 했다. 이들은 한국으로 돌아갔을 때 2주 자가 격리를 한 뒤에 팀 훈련에 합류했다"고 전했다.
KBO리그 외국인 선수도 자가 격리를 할 만큼 한국의 코로나19 방역 시스템이 적극적으로 가동되고 있다는 의미다.
밀워키 저널 센티널은 "한국인은 사회적인 이익을 위해 개인의 자유를 일시적으로 제한하는 걸 기꺼이 받아들인다.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재구축한 방역 시스템이 코로나19 사태에서 효과를 봤다"고 분석했다.
이어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온 사람은 즉시 격리되고, 정부가 이들을 모니터링한다. 휴대전화, 신용카드 등으로 동선을 확인해 접촉자도 분류한다"고 전했다.
린드블럼은 한국 생활을 하며 체득한 '한국인의 특징'을 소개했다.
그는 "한국인은 사전에 대책을 마련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삶의 방식이 그렇다"며 "한국인들은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걸 막고자 마스크를 쓴다. 이렇게 한국인들은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한다"고 밝혔다.
린드블럼은 "우리(미국인)는 사건이 일어난 뒤에 반응한다. 마스크도 내가 감염되지 않으려고 쓴다. 동서양의 문화 차다"라고 미국과 한국의 문화를 대조하기도 했다.
린드블럼도 미국인이다. 하지만 그는 한국 문화에 잘 적응했다.
린드블럼은 "한국에 있을 때 가끔 좌절감을 느끼기도 했다"고 말하면서도 "'지금 나는 다른 나라에 와 있다. 이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문제없이 생활했다"라고 떠올렸다.
한국프로야구와 미국 메이저리그 모두 아직 개막일을 확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한국은 5월 초 개막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 중이다. 미국에서도 다양한 논의가 오가지만, "5월 전에 개막은 불가능하다"라는 회의적인 반응도 나온다.
린드블럼은 "KBO리그는 월요일에 경기하지 않는다. 올해는 월요일 경기를 치르면서 경기 수를 늘릴 수 있다. 또한, 도쿄올림픽 휴식기를 편성했는데 올림픽이 연기되면서 경기를 추가로 치를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라고 'KBO리그 지식'을 뽐내기도 했다.
12일에 개막한 대만, 5월 초 개막을 목표로 움직이는 한국, 애리조나리그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는 미국 등 프로야구리그를 치르는 모든 나라가 '시즌 초 무관중 경기'를 예고했다.
린드블럼은 무관중 경기에는 반대했다. 그는 "팬이 있어야 야구가 있다. 우리는 엔터테이너다. 관중 없는 경기장은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동시에 린드블럼은 '프로 선수의 책임감'도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를 극복해도 우리의 삶이 예전으로 완전하게 돌아가지는 못할 것이다. '새로운 방식의 뉴노멀을 준비해야 한다"며 "우리는 프로 스포츠 선수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팬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전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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