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째 지도상 위성우 감독 "하위권 걱정했는데…행운이죠"
2년 만에 1위 자리 탈환 "좋은 구단에서 좋은 선수 만났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올해 하위권으로 떨어질까 봐 걱정했는데…. 좋은 구단에서 좋은 선수들을 만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여자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 위성우(49) 감독은 해마다 시즌 개막 전에 "올해는 진짜 어렵다"고 '엄살'을 떨기로 유명하다.
위 감독이 우리은행 지휘봉을 처음 잡은 2012-2013시즌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계속된 걱정이었지만 우리은행은 2012-2013시즌부터 2017-2018시즌까지 6년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사람들은 이내 '위 감독의 시즌 전 엄살을 믿으면 바보'라는 사실을 알게 됐지만 2019-2020시즌을 앞두고는 위 감독의 엄살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이 다시 생겨났다.
2018-2019시즌에 우리은행은 챔피언결정전에도 오르지 못한 데다 6년 연속 통합우승의 주역 임영희 코치가 은퇴하며 전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개막전에서 용인 삼성생명에 패하기까지 하자 일부에서는 '이번에는 위 감독이 엄살이 아닌가 보다'라며 속아 넘어가는 사람이 속출했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올해 정규리그에서 21승 6패로 1위를 차지했고, 위성우 감독은 개인 통산 7번째 지도상을 받는 영예를 누렸다.
그는 이번 시즌 통산 200승을 돌파(211승)해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으로부터 특별상도 받았다.
위 감독은 시즌 전 '엄살'도 대단하지만 우승을 차지한 뒤 '우승 감독'으로서 소감 역시 항상 자신을 낮추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31일 WKBL을 통해 밝힌 소감에서 "작년부터 세대교체 시기가 왔다고 생각했다"며 "올해 하위로 떨어질까 봐 걱정했는데 오히려 그 부분이 팀에 활력이 됐다"고 와신상담의 결실을 본 소감을 밝혔다.
위 감독은 "선수들과 위기의식에 대해 많이 얘기했고, 선수들도 정신적으로 많이 노력했다"며 "좋은 구단에서 좋은 선수들을 만나 기록을 달성하게 돼 행운"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시즌이 중도에 종료된 것에 대해 "챔피언결정전 없이 리그가 끝나 아쉽다"며 "물론 챔피언전에 갔다고 해도 우승을 했을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그래도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전에 직행했다면 팬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수훈 선수로는 역시 최우수선수(MVP) 박혜진(30)과 최고참 김정은(33)을 지목했다.
위 감독은 "김정은은 몸이 좋지 않은데도 맏언니 역할을 잘 해줬고 박혜진은 워낙 열심히 하는 선수고 주장 역할을 해가며 팀을 위해 헌신했다"며 "임영희 코치 은퇴 빈자리가 커 보일 수 있었는데 이 둘 덕분에 좋은 성적을 냈다"고 칭찬했다.
그는 "다른 팀에 비해 훈련량이 많은데 묵묵히 따라와 준 선수들이 고맙다"며 "믿고 따라와 준 선수들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다음 시즌 이후를 기약했다.
위 감독은 "다음 시즌 준비를 잘해서 더 재미있는 경기로 즐거움을 드리겠다"며 "코로나19에 다들 건강하시고 잘 이겨내시기를 응원하겠다"고 팬들에게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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