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강생 집단감염에도 대구강사 접촉 숨긴 천안·아산 줌바강사들
코로나19 지역 확산 열흘 전 대구 강사 3명 등과 워크숍
참석 29명 중 6명 감염…초기 감염 강사들조차 역학조사 때 워크숍 안 알려
다른 참석자가 지난 2일 감염 걱정에 검사 자청하며 털어놔
(홍성=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충남 천안과 아산에서 '줌바'를 연결고리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규모 확산하기 열흘 전 천안·아산 줌바 강사들이 대구 강사들과 접촉하고도 이 같은 사실을 철저히 숨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확산 초기 바이러스 유입 경로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뒤늦게 확보한 방역당국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6일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천안시 불당동 댄스학원에서 열린 줌바 강사 워크숍에는 29명이 참석했는데, 이 중 3명이 대구에서 왔다.
천안 강사 7명과 아산 강사 2명도 참석했다.
이 가운데 천안 3명, 아산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중 천안 강사 1명은 지난달 20일 오후 천안에서는 가장 먼저 이상 증상을 보였고, 엿새 뒤인 26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아산 강사 1명도 같은 날 확진자가 됐다.
천안·아산 줌바 강사와 수강생 가운데 첫 확진자가 나온 바로 다음 날이었다.
이후 줌바 강사와 수강생 확진자들이 줄줄이 나오는데도 코로나19 지역 유입 경로를 찾지 못해 방역당국이 애를 태웠지만, 확진 강사들을 포함해 워크숍 참석 강사 누구도 대구 강사 접촉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당시는 대구·경북에서 신천지예수교를 매개로 한 확진자가 하루 수백명씩 발생하던 때였다. 그만큼 대구·경북과의 역학관계를 파악하는 게 중요했다.
대구 강사들과의 워크숍 개최 사실은 당시 워크숍을 주선했던 강사가 코로나19 검사를 자청하면서 드러났다.
이 강사는 지난 2일 충남도에 "동료들이 잇따라 코로나19에 감염돼 나도 검사를 받고 싶다"며 그제야 워크숍 사실을 털어놨다.
충남도는 워크숍 참석자 명단을 파악한 결과 이미 확진 판정된 천안·아산 줌바 강사 4명이 포함된 사실이 확인됐다.
이후 검사를 통해 아산과 세종 강사 2명도 6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중 세종 강사는 워크숍 참석 나흘 뒤인 지난달 19일부터 사흘 동안 수강생 50여명을 가르친 것으로 조사됐다.
충남도 관계자는 "초기 역학조사에서 워크숍 사실이 파악돼 참석자들을 일찍 격리하고 방역을 강화했다면 확산을 줄일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며 "워크숍에 왔던 대구 강사 중에 증상을 보이는 사람이 없어서 안심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워크숍 참석자들 가운데 12명은 음성 판정이 나왔고, 나머지는 검사가 진행 중이다.
방역당국은 대구 강사 3명이 신천지 신도인지, 확진 강사 중 일부가 대구에서 활동하지는 않았는지 등을 확인 중이다.
또 경찰 협조를 얻어 확산 초기에 확진된 2명의 GPS 기록을 확보해 추가 동선을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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