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만 감독 "선수들 믿는다…분위기 해치는 행동은 절대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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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만 감독 "선수들 믿는다…분위기 해치는 행동은 절대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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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플레이보다 기본기 강조…프로라면 당연히 우승이 목표"

박진만 삼성 감독의 취임 일성
박진만 삼성 감독의 취임 일성

(대구=연합뉴스)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2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선수들에게 '프로 의식'을 강조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선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다소 상기된 얼굴로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16대 감독 취임식을 치르던 박진만(46) 감독의 얼굴에 '단호함'이 서렸다.

자신을 향한 칭찬에는 쑥스러워하던 박 감독은 '1군 사령탑'의 무게감을 강조해야 하는 시점에서는 표정을 바꿔 "우리는 프로다. 팀 분위기를 해치는 행동은 하지 않아야 한다"며 "그라운드 위에서 해이한 플레이, 더그아웃에서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면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착한 선배', '따듯한 코치'였던 박진만 감독의 단호한 모습에 감독 취임식이 열린 2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는 긴장감이 일기도 했다.

박진만 감독은 취임식에서 기본기와 프로 의식을 강조했다.

박 감독은 "운이 좋게도 나는 현역 시절에 항상 우승권 팀에서 뛰었다. 팀이 어떻게 강해지는지 직접 확인했다"며 "한 사람으로 인해 분위기가 흐트러지면 팀이 무너질 수 있다. 한 곳만 바라보고 뭉치는 팀이 결국 이긴다"고 밝혔다.

선수단과 악수하는 박진만 감독
선수단과 악수하는 박진만 감독

(대구=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2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취임식이 끝난 뒤 선수들과 악수하고 있다.

온순한 성격의 박진만 감독은 지난해 8월 '1군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은 뒤 부드러움과 강경함을 오갔다.

베테랑 선수를 경기 초반에 제외하는 등 강수를 두기에 앞서 해당 선수들에게 "팀을 위해서는 개인이 서운함을 느낄 수 있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런 상황이 와도 이해해달라"고 말하며 설득했다. 결정을 내려야 할 때는 머뭇거리지 않았다.

취임식에서도 박 감독은 '다양한 온도'의 말을 했다.

그는 "우리 선수들을 믿는다. 감독대행으로 함께 뛰면서 우리 선수들을 더 신뢰하게 됐다"고 말하면서도 "팀을 해치는 행위는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경고도 했다.

박진만 감독의 '두 가지 표정'은 삼성이 그를 '준비된 지도자'라고 강조하는 근거다.

다음은 박진만 감독과의 일문일답.

-- 삼성 16대 감독으로 취임했다.

▲ 2005년 삼성으로 이적해 20년 가까이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2005·2006년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기억이 난다. 당연히 부담감을 느낀다. 그러나 올해 후반기에 감독대행으로 우리 선수들의 활기차고 패기 있는 모습을 보면서 '2023년은 더 기대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빨리 2023년이 왔으면 좋겠다. 우리 선수단과 코치, 프런트가 한마음 한뜻으로 단결해서 예전의 삼성 왕조 시절의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 취임식에 선수들도 참석했다. 선수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 화려함보다 기본기에 충실한 플레이를 강조한다. 기본기 안에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적극적이고 과감한 플레이를 보여주기를 부탁드린다. 팀 분위기를 해치는 행동은 절대 하지 말라. 그라운드에서 집중력이 떨어진 모습, 더그아웃에서 흐트러진 모습은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 그에 따른 조처를 할 것이다. 여러분은 프로고 프로 정신을 갖고 있어야 한다. 선수들을 믿고 있다. 여러분 파이팅!

-- 선수들에게 강경한 메시지를 전한 이유는.

▲ 운이 좋게도 나는 현역 시절에 항상 우승권 팀에서 뛰었다. 팀이 어떻게 강해지는지 직접 확인했다. 한 사람으로 인해 분위기가 흐트러지면 팀이 무너질 수 있다. 한 곳만 바라보고 뭉치는 팀이 결국 이긴다.

유니폼 받는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
유니폼 받는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

(대구=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오른쪽)이 2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원기찬 대표이사로부터 등 번호 70이 박힌 유니폼을 받고 있다. 2022.10.26 [email protected]

-- 김재박 전 감독의 등 번호를 선택한 이유는.

▲ 김재박 (전) 감독님은 프로에서 내가 처음 만난 감독이었고, 같은 포지션에서 뛴 우상이었다. 코치였을 때도 70번을 달고 싶었지만, '후배 코치'여서 내가 번호를 고를 수 없었다. 이렇게 (먼저 번호를 고를 수 있는) 기회가 왔고, 70번을 달고 감독 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 '감독 박진만의 야구'는 어떤 색일까.

▲ 현역 시절 김재박·선동열·김성근 감독님 등 많은 지도자께 배웠다. 여러 감독님의 장점을 모두 살피겠다. 감독대행으로 일하면서 '선수단 내부의 경쟁의식'을 키우고자 애썼다. 감독으로도 내부 경쟁을 통해 선수층을 두껍게 만들고 싶다.

팀당 144경기를 치르는 정규시즌은 선수층이 두꺼워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부상 선수가 나와도, 대체 선수가 공백을 메울 수 있는 그런 팀을 만들겠다.

-- 11월 2일부터 일본 오키나와에서 마무리 캠프를 연다.

▲ 젊은 선수 위주로 오키나와 훈련을 치를 계획이다. 베테랑은 비활동 기간(12∼1월)에도 체계적으로 개인 훈련을 할 수 있다. 젊은 선수들은 그런 노하우가 부족하다. 11월 마무리 캠프에서 젊은 선수들의 기초를 탄탄하게 하면서 비활동 기간에 개인이 어떤 노력을 이어가야 할지 경험 등을 전수할 생각이다. 내년 2월 1일 시작하는 스프링캠프 전까지 모든 선수가 기초를 탄탄하게 쌓았으면 좋겠다.

-- 외국인 선수 등 전력 강화 방안은.

▲ 우리 외국인 선수 3명(호세 피렐라, 데이비드 뷰캐넌, 앨버트 수아레즈) 모두와 재계약을 했으면 좋겠다. FA 영입 등은 시장이 열릴 때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우리 팀에는 뛰어난 포수가 많다. 트레이드를 통한 전력 강화도 좋은 방안 중 하나일 것이다.

-- 동갑내기 이승엽 두산 감독은 포수를 보완해야 할 포지션으로 꼽았는데.

▲ 두산은 물론이고, 어떤 팀과도 트레이드할 수 있다.(웃음)

-- 이승엽 감독과 동시에 1군 사령탑에 올라 팬들의 관심이 더 커졌다.

▲ 젊은 감독이 처음 지휘봉을 잡으면 관심도가 높아지는 것 같다. '떠난 팬들의 발길을 되돌리고 싶다'는 이승엽 감독의 인터뷰를 봤다. 예전에 이승엽 감독과 함께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한국 야구 인기가 올라가는 걸 확인했다. 다시 한국에 '야구 붐'이 일 수 있게 노력하겠다. 이승엽 감독과 나의 의무다.

기념 촬영하는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
기념 촬영하는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

(대구=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2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2.10.26 [email protected]

-- 보완이 필요한 포지션은.

▲ 야수 쪽에는 젊은 선수들이 주전급으로 많이 올라왔다. 선발진에도 좋은 자원이 있다. 그런데 불펜진은 부족한 것 같다. 전력 보강 기회가 있다면, 불펜을 강화하고 싶다.

-- 팀 성적(7위)은 낮았지만, 관중 동원은 3위였다.

▲ 우리 선수들이 시즌 막판까지 '이대로 끝낼 수 없다'는 마음으로 경기를 치렀다. 그런 모습에 팬들께서 호응해주신 것 같다. 프로 선수는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내야 땅볼을 쳐도 1루에 전력 질주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감독대행으로 더그아웃과 관중석을 바라보면서 내년에 관한 희망이 더 커졌다. 선수들이 어떤 모습을 변할지는 나도 궁금하다.

-- 2군과 1군의 차이는 어땠나.

▲ 퓨처스에서는 젊은 선수들의 경험을 먼저 생각했다. 감독대행으로는 전쟁을 치렀다. 야수 출신이라서 야수 운영은 크게 어렵지 않았는데, 투수 운영은 힘들 때가 있었다. 선동열 감독님의 '투수는 빠르게 교체하고 실패하는 게 낫다'는 철학을 떠올리며 투수 운영을 했다.

-- 이례적으로 '감독 옵션'을 공개했다.

▲ 원기찬 대표이사가 삼성에 오시면서 선수가 계약 구조를 택하는 '신(新)연봉제'를 도입했다. 선수들에게는 큰 동기부여가 된 것 같다. 내가 먼저 시작했지만, 우리 코치진도 옵션 계약을 한다고 들었다. 삼성 라이온즈는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 내년 목표는.

▲ 프로에서 2등은 필요 없다. 1등을 해야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다. 선수 때나 지금이나 내 마음은 같다. 우승을 목표로 2023시즌을 준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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