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프로농구 서울 삼성의 가드 이동엽(28)이 4쿼터 결정적인 3점포로 팀의 홈 14연패 사슬을 끊었다.
이동엽은 23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경기에서 9점, 8리바운드, 5어시스트의 쏠쏠한 활약을 펼쳐 팀의 81-70 승리를 이끌었다.
삼성은 이상민 감독 시절이던 올해 1월 7일 한국가스공사를 85-73으로 물리친 이후 홈에서 14연패를 당하다 이날 안방에서 모처럼 승리를 따냈다.
만일 이날 졌더라면 프로농구 사상 최초로 홈 15연패 불명예를 당할 뻔했다.
이동엽은 팀이 72-66으로 앞서던 경기 종료 3분 6초를 남기고 3점포를 터뜨려 점수 차를 9점으로 벌리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삼성은 이번 시즌 개막전에서 창원 LG를 65-62로 물리쳤지만 이후 수원 kt, 안양 KGC인삼공사에 연달아 패해 팀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었다.
이날도 한때 15점까지 앞서던 경기가 3쿼터 2점 차까지 좁혀져 역전패 악몽이 드리우는 듯했지만, 이동엽의 한 방에 삼성은 한숨을 돌렸다.
이동엽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4쿼터 고비 때 감독님도 '0-0이라고 생각하고 다시 해보자'고 말씀해 주셨다"며 "최근 2연패에 신경 쓰지 않고 착실하게 풀어간 것이 위기를 넘길 수 있었던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4쿼터 3점슛 상황에 대해 "(이)정현이 형이나 (김)시래 형과 함께 뛸 때는 주로 두 형이 공을 다루기 때문에 저에게 기회가 올 것으로 생각하고 준비하고 있었다"며 "그 득점도 정현이 형이 잘 열어줬고, 자신 있게 던져서 들어간 것 같다"고 말했다.
홈 14연패를 끊은 소감을 묻자 이동엽은 "팬들께 죄송할 따름"이라며 "그래도 오늘 연패를 끊어 기분이 좋다"고 답했다.
이번 시즌부터 지휘봉을 잡은 은희석 삼성 감독 역시 "어제도 홈에서 재미있는 경기를 했지만 팀이 져서 팬들께 죄송했다"며 "제가 오기 전의 연패라도 제가 삼성 사령탑인 이상, 제 책임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는 홈에서 팬 여러분께 승리를 안겨드리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패배로 1승 3패 최하위로 처진 한국가스공사 유도훈 감독은 "맞춰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며 "연패 분위기를 빨리 전환할 계기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결장 중인 차바위는 부상은 다 나았지만 경기에 뛸 체력을 만들고 있다"며 "1라운드 중반부터 복귀를 계획한 만큼 이르면 돌아오는 주부터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