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데스 "한국서 지내는 게 더 안전할수도…올해는 200안타"
"메이저리그 개막 연기에 놀라…KBO리그 개막일까지 신체적인 준비"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호세 페르난데스(32·두산 베어스)는 13일 오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개막 연기 뉴스를 확인한 뒤, 깜짝 놀랐다.
그러나 곧 차분한 표정으로 가족과 영상 통화를 했다.
쿠바에 있는 페르난데스의 가족은 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소식에 마음을 졸인다.
페르난데스는 가족들에게 "나는 숙소와 야구장만 오가니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며 가족들을 안심시켰다.
13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만난 페르난데스는 "코로나19 때문에 메이저리그도 취소됐다는 걸 듣고 매우 놀랐다. 그러나 이는 선수와 팬을 보호하기 위한 조처다"라며 "코로나19가 빨리 종식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프로야구도 코로나19 탓에 '멈춤' 상태다. 시범경기는 취소됐고, 정규시즌 개막도 4월로 밀렸다.
타향살이하는 외국인들에게 코로나19는 더 위협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 뛰다 지난해부터 KBO리그에서 뛰는 페르난데스는 "지금은 전 세계가 위험하다. 오히려 한국에서 조심히 지내는 게 더 안전할 수 있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개막일이 확정되지 않은 불확실한 상황도 "신체적으로 더 준비할 시간이 생겼다고 생각하겠다"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쿠바 국가대표 출신으로 2018년 메이저리그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에서 뛴 페르난데스는 지난해 두산 유니폼을 입고 최다안타(197개) 1위에 올랐다.
김재환(2018년 185안타)이 보유했던 두산 팀 내 최다안타, 2015년 에릭 테임즈(당시 NC 다이노스)가 세운 외국인 선수 한 시즌 최다 안타 기록(180개)을 훌쩍 넘어섰다.
그러나 서건창이 2014년에 세운 KBO리그 역대 최다인 201안타는 넘어서지 못했다.
페르난데스는 "KBO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 안타 기록에 4개가 부족했다"며 "홈플레이트에서 투수를 상대할 전략을 더 치밀하게 세우면 지난해보다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200안타 이상'을 겨냥했다.
그는 "마음 같아서는 300안타도 치고 싶다"고 웃으며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지명타자로 자주 출전한 페르난데스는 올해 '수비'에도 욕심을 낸다.
그는 "스프링캠프에서 한국 최고 유격수 김재호와 수비 훈련을 하며 많이 배웠다. 올해는 3루수, 1루수로도 팀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했다.
페르난데스는 2년째 뛰는 두산에 완벽하게 녹아들었다. 올해에는 같은 스페인어를 쓰는 라울 알칸타라(도미니카공화국)가 두산에 입단해 페르난데스가 생활하기 더 편하다.
페르난데스는 "팀 동료 중에 말이 통하는 선수가 있다는 건 정말 기분 좋은 일"이라며 "알칸타라를 형제라고 생각한다. 같은 문화를 공유하고, 같은 음식을 즐긴다. 열정적인 알칸타라와 2년 연속 통합 우승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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