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그 선수 특유의 리듬을 보면 국내 선수가 1대1로 잡는 건 어려울 것 같아요."
서울 SK의 전희철 감독은 시즌 초반 우리나라 프로농구에서 기량을 뽐내고 있는 울산 현대모비스의 론제이 아바리엔토스를 향해 "1대1로는 막기 힘든 선수"라고 평가했다.
전 감독은 25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리는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현대모비스와 일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아바리엔토스를 위한 특별한 수비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아시아쿼터 제도로 프로농구에 입성한 아바리엔토스는 올 시즌 초반 리그 최고의 '히트 상품'이다.
올여름 팀에 합류하자마자 중심 핸들러로 올라선 아바리엔토스는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동료들에게 창의적인 패스를 배달하고 있다.
개막 후 3경기에서 평균 8개 어시스트를 배달하며 이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매 경기 15.3점을 올리는 득점력도 매섭다.
전주 KCC와 직전 경기에서는 송동훈을 상대로 1대1 공격에 나서 스텝백 3점을 꽂아 넣으며 제 손으로 접전을 마무리하기도 했다.
전 감독은 "현대모비스는 아바리엔토스가 톱에서 펼치는 2대2 공격이 좋다. 60∼70%의 공격이 그 선수의 손에서 나온다"며 "보통 팀이 (한쪽으로) 몰아가는 수비를 많이 했는데, (핸들러에게) 압박을 강하게 가하는 수비로 바꿨다"고 말했다.
아바리엔토스가 빅맨과 2대2 공격을 하려는 순간, 가드뿐 아니라 SK의 빅맨도 자기 매치업보다 아바리엔토스의 압박에 동참하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전 감독은 "물론 (빅맨 포지션인) 외국인 선수들의 체력적인 한계가 있다. 연습을 통해서 많이 준비했다"며 "빅맨들에게 많이 힘들 것이라고 미리 얘기도 했다"고 말했다.
'디펜딩 챔피언' SK는 전 시즌 성과가 무색하게 현재 1승 2패로 8위로 처져 있다.
반면 2승 1패로 순항 중인 현대모비스의 조동현 감독이 가장 우려하는 SK의 무기는 역시 '속공'이다.
조 감독은 "속공이 좋은 팀이라 수비에서 코트 전 지역을 쓰기보다는 (하프코트에서) 지키는 수비를 하라고 주문했다"며 "무엇보다 공격에서 어려운 슈팅과 실책을 줄여야만 상대 속공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SK에 오재현 등 압박에 능한 수비수가 여럿인 만큼, 공을 지키는 데 중점을 두고 준비했다고 했다.
시즌 초반 지난 시즌 압박에 약한 모습을 보였던 현대모비스의 빈자리를 드리블과 볼 간수 능력이 뛰어난 아바리엔토스가 채워주고 있다.
조 감독은 "지난해 아바리엔토스가 없을 때는 압박에 대한 부담이 정말 컸다"며 "드리블 없이 패스로 넘어가는 방법을 오늘 아침에도 선수들에게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아바리엔토스도 드리블이 길다. 그런 부분에서 힘을 소모하지 말고 패스로 쉽게 넘어가라고 주문했다"며 "어린 선수들이 압박이 와도 자신 있게 대처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