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 '맏형' 김성민 "도쿄올림픽서 멋진 은퇴…1년 더 하겠다"
은퇴 무대 올림픽 연기 날벼락…만 34세에 최중량급 메달 도전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한국 유도 최중량급 간판 김성민(33·블루나눔필룩스)은 그동안 2020 도쿄올림픽을 은퇴 무대로 정하고 구슬땀을 흘렸다.
후회 없이 올림픽을 준비한 뒤 도쿄에서 멋지게 태극마크를 반납하겠다며 이를 악물었다.
올림픽이 끝나는 2020년 8월 이후의 청사진도 그렸다. 좋은 지도자로 변신하겠다는 생각이었다.
올림픽 준비에 모든 힘을 쏟느라 구체적인 계획을 짜진 못했지만, 김성민은 선수 생활의 종착역을 향해 씩씩하게 걸어갔다.
김성민의 계획은 24일 밤 틀어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도쿄올림픽을 1년 연기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25일 낮 연락이 닿은 김성민은 허탈함을 숨기지 않았다.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개인 훈련을 막 끝냈다며 전화를 받은 김성민은 "모든 초점을 올림픽에 맞춰 준비하고 있었는데 허무하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8월 이후엔 지도자의 길을 걷고 싶었다"며 "그러나 올림픽 일정이 연기된 만큼, 선수 생활을 1년 더 연장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쉽지 않은 도전이다. 김성민이 속한 남자 100㎏ 이상급은 최중량급 선수들이 출전하기 때문에 체력 소모와 부상 위험이 심하다. 그래서 선수 생명도 짧다.
이런 가운데 김성민은 내년에 만 34세가 된다.
김성민은 "올림픽 연기로 인해 신체적인 불리함을 갖게 된 건 사실"이라면서도 "나이에 관한 생각은 잊고 올림픽을 다시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김성민이 걱정하는 건 체력이 아닌 정신 문제다.
그는 "올해 8월 이후에도 선수 생활을 할지 몰랐다"며 "그동안 독하게 훈련했는데, 이 생활을 1년 더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정신력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성민은 "지금으로선 긍정적인 생각으로 무장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성민이 도쿄올림픽 무대를 밟기 위해선 같은 체급 김민종(20·용인대)과 경쟁에서 승리해야 한다.
올림픽 출전권은 체급별 올림픽 랭킹 상위 18명에게 주어지지만, 국가당 출전권은 1장씩 부여된다.
25일 현재 김성민은 올림픽 랭킹 14위, 김민종은 10위를 달리고 있다.
내년으로 미뤄진 도쿄올림픽 출전 기준은 변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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