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 중에 올림픽 연기' 배드민턴 대표팀 "새 출발"
"몸 컨디션을 더 좋게 만들 기회…어린 선수 성장하길"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취소가 아니라 연기라 그나마 다행입니다."
자가 격리 중에 2020 도쿄올림픽 1년 연기 소식을 들은 배드민턴 여자복식 국가대표 신승찬(25·인천국제공항)의 이야기다.
영국 전영오픈에 출전하고 지난 18일 귀국한 배드민턴 대표팀은 해외 방문 이력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진천선수촌에 바로 입촌할 수 없어 선수들이 전원 14일간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신승찬은 전북 고창 집에서 격리 생활을 하고 있다.
신승찬은 25일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올림픽 취소설도 돌아서 차라리 연기라도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올림픽은 꼭 뛰고 싶기 때문이다. 연기 정도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이하게 신승찬은 고창 집에서 대표팀 동료 김소영(28·인천국제공항)과 함께 지내고 있다.
두 선수는 여자복식 파트너는 아니다. 신승찬은 이소희(25·인천국제공항)와 짝꿍이고, 김소영은 공희용(24·전북은행)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김소영은 "고향이 대구여서 집에 못 갔다. 가족들도 저를 걱정하고, 제가 가족에게 코로나19를 옮길 수 있다는 걱정도 있었다. 고맙게도 승찬이가 같이 있자고 해줘서 고창에 함께 있다"고 말했다.
김소영은 "이렇게 길게 쉬어본 적이 없어서 승찬이와 함께 홈트(홈 트레이닝)를 하고 있다. 올림픽도 연기된 상황에서 홈트도 하지 말까 생각도 든다"며 웃었다.
신승찬은 "격리 생활이 답답하긴 하다. 그동안 쉰 적이 없어서 어떻게 쉬어야 하나 싶다. 언니와 같이 운동하면서 티격태격 싸우기도 한다"고 거들었다.
그러면서도 두 사람은 '새 출발'을 다짐했다.
신승찬은 "파트너 소희 몸 상태가 최상은 아니다. 그동안 몸이 완전하지 않은데 대회들이 계속 이어져서 힘들었다"며 "어찌 보면 올림픽 연기는 몸컨디션을 더 좋게 만들 기회다. 여유를 갖고 몸을 재정비해서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소영도 "올림픽이 연기된 만큼 더 연습해 다시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역시 자가격리 중인 안재창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은 선수들과 일정을 생각하면 심경이 복잡하다.
우선 안 감독은 "격리가 끝나면 각자 소속팀에서 훈련한 뒤 4월 말에 진천선수촌에 입촌할 계획이다. 격리 끝나고 나서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신경 쓰이는 점은 올림픽 1년 연기에 따른 득실이 선수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안 감독은 "노장 선수들은 1년 늦어져서 힘들 수 있다. 젊은 선수는 좀 더 성장할 테니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남자단식 손완호(32·인천국제공항), 여자단식 성지현(29·인천국제공항), 여자복식 장예나(31·김천시청)와 정경은(30·김천시청)은 베테랑에 속한다. 반면 안세영(18·광주체고)은 떠오르는 새별이다.
안 감독은 "안세영은 더 성장할 수 있다. 남자복식과 혼합복식도 지금은 최솔규(요넥스)-서승재(삼성생명), 서승재-채유정(삼성생명) 등 한조씩만 있는데, 1년 후에 추가로 올림픽 기대주가 나오면 좋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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