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한국 선수 중 '맏언니'인 지은희(36)가 필드를 떠나는 한 살 차 후배 최나연(35)의 은퇴에 아쉬움과 응원을 동시에 전했다.
21일 강원도 원주의 오크밸리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2라운드를 마치고 연합뉴스와 만난 지은희는 "후배들이 오래 저와 함께했으면 좋겠는데, 한 명씩 떠나니 슬프다. 그래도 다른 인생을 찾아서 가는 거니까 응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16년째 LPGA 투어에서 활동하는 지은희는 2009년 US여자오픈을 포함해 통산 6승을 올렸다. 올해 5월 뱅크 오브 호프 매치플레이에서 6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이번 대회를 통해 LPGA 투어 고별전을 치르는 최나연을 비롯해 비슷한 나이의 동료들이 점차 선수 생활을 마치는 가운데 지은희는 한국 선수 최고령 우승 기록을 두 차례 갈아치우며 베테랑의 힘을 뽐내고 있다.
지은희는 "저는 아직 은퇴에 대한 생각은 안 한다. 최대한 카드를 유지해야 투어에서 뛸 수 있으니까 오래 유지하게끔 노력할 뿐"이라며 "시즌 중엔 체력이 달리다 보니 몸 관리에 힘쓰고, 틈틈이 운동도 많이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국내에서 열리는 유일한 LPGA 투어 대회인 BMW 챔피언십 첫날 이븐파로 공동 41위에 그쳤던 지은희는 이날 버디 6개와 보기 2개로 4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4언더파 140타로 공동 17위에 이름을 올렸다.
선두 앤드리아 리(미국·12언더파 132타)와는 8타 차로 다소 거리가 멀지만, 공동 8위와는 두 타 차라 5월 우승과 6월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공동 10위에 이어 시즌 세 번째 톱10을 노려볼 기회다.
지은희는 "미국에서 경기할 땐 한국 분들이 많을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거의 혼자 경기한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는데, 많은 한국 팬들의 응원을 받으며 하니 힘이 난다"며 선전 의지를 다졌다.
그는 "오늘은 퍼트가 특히 잘 돼서 버디가 많이 나오고 점수를 잘 줄일 수 있었다. 중간에 샷이 좀 흔들리기도 했지만, 운 좋게 잘 넘어갈 수 있었다"며 "조심하면서 신중하게 치면 될 것 같다. 퍼트가 스코어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지은희는 올해 L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들이 부진한 것 아니냐는 평가에 대해선 "예전엔 한국 선수들의 우승이 굉장히 많았는데, 이젠 미국이나 다른 나라 선수들의 기량이 많이 늘면서 올라와 그렇게 보이는 것"이라며 "우리 선수들도 우승하고 있고 톱10 안에는 늘 있으니 못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