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투의 제왕' 추승균이 바라본 KBL의 자유투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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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투의 제왕' 추승균이 바라본 KBL의 자유투 문제

메이저 0 2,320 2019.12.24 08:35



'라떼'를 꺼내는 걸 조심해야 하는 세상이다.

"나 때는 말이야~"라고 과거를 이야기하며 함부로 조언을 했다가는, 요즘 말로 '라떼 소환하는 꼰대'가 되기 십상이다.

하지만 '소리없이 강한 남자' 추승균 전 감독이라면 최근 불거지고 있는 KBL의 자유투 문제에 대해 조언할 자격이 충분하지 않을까.

숫자가 그의 자격을 증명한다. 추승균 전 감독의 커리어 통산 자유투 성공률은 무려 86.6%. 15시즌 동안 자유투 성공률이 84%가 되지 않았던 시즌이 단 한 시즌도 없었다. 자유투 성공률이 90% 이상이었던 시즌이 세 시즌이었으며, 은퇴 시즌에도 그는 88.0%의 자유투 성공률을 기록했다. 결정적인 순간에 추승균이 자유투 라인 앞에 서면 결과는 불 보듯 뻔했다. 그가 자유투를 놓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지난 22일 KBL 유스 드림캠프가 열리는 충남 보령시에서 추승균 전 감독을 만났다. 지난 시즌 중 KCC의 지휘봉을 내려놓은 그는 최근 엘리트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기본기와 기술을 가르치는 일을 시작했다.

현역 시절 '자유투의 제왕'이었던 추승균 전 감독은 최근 불거지고 있는 KBL의 자유투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올 시즌 KBL의 리그 전체 자유투 성공률은 70%를 간신히 넘어서고 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70%가 안 됐다. 팀 자유투 성공률이 70%가 안 되는 팀도 네 팀이나 된다. 선수들의 연습량 부족이 원인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추승균 전 감독 역시 자유투 연습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동의했다. 그는 "선수들이 슛 연습을 적게 하는 것은 아니다. 당연히 평소에 슛 연습 자체는 많이 한다"라면서도 "다만 디테일하게 봤을 때 다른 슛에 비해 자유투 연습은 다소 적게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긴 하다"라고 말했다.

가장 쉬워보이는 자유투가 사실은 특수한 상황에서 던지는 슛이며, 때문에 호흡을 고르며 천천히 던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추 전 감독은 "자유투도 결국 경기를 뛰던 중에 던지는 슛이다. 힘들고 지친 상황에서 파울을 당하면 자유투를 던진다. 그런 변수에 흔들리지 않을 만한 자신만의 확실한 자유투 루틴이 있어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요즘 선수들이 자유투를 던지는 모습을 보면 너무 급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 번이든 두 번이든 자신의 루틴대로 드리블을 치며 호흡을 조절하고 공을 들어 올린 상황에서 림을 정확하게 쳐다본 뒤에 슛을 던져야 한다. 요즘에는 림을 제대로 안 보고 슛을 던지거나 림을 보자마자 슛을 쏴버리는 선수들이 많더라. 자유투는 호흡 조절이 중요하다. 한 타이밍 쉬어가는 느낌을 가지고 여유 있게 던져야 한다. 경기 중이고 체력적으로 지쳐 있기 때문이다. 본인은 물론 동료들에게도 쉴 시간을 줄 겸 제한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며 천천히 던지는 게 좋다. 볼을 잡고 림을 본 뒤에 바로 쏴버리는 것은 썩 좋은 방법은 아니다. 파울을 당하면 먼저 호흡을 고른 뒤에 자유투 라인 앞에 서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루틴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추 전 감독은 "선수들이 자유투를 던지는 요령이나 루틴이 아직 부족한 것 같다. 어쨌든 프로 선수들이다. 자유투가 안 들어가면 다들 연습은 당연히 한다. 다만 혼자 연습 때 던지는 자유투와 실전에서 지친 와중에 던지는 자유투는 또 차이가 있다. 때문에 혼자 연습을 할 때 자신만의 안정적이고 확실한 자유투 루틴을 만들고, 실전에서도 그 루틴을 정확히 지키며 자유투를 던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백보드에 공을 맞춰 자유투를 넣는 방식에 대해서도 솔직한 의견을 밝혔다. 일명 '백보드 자유투'. KBL에서 유독 많이 볼 수 있는 독특한 풍경이다.

추 전 감독은 "저는 백보드 자유투를 선호하지 않는다. 이유가 있다. 경기장마다 골대의 특징이 다르다. 백보드의 탄성에 차이가 있다. 게다가 백보드 자유투는 오히려 목표하는 지점에 진짜 정확하게 맞춰야 성공할 수 있다. 공을 맞추는 지점이 조금이라도 빗나가면 공이 튕겨 나온다. 프로에서 지도자로 있을 때도 선수들에게 백보드를 맞추지 말고 그냥 자유투를 던져보라고 조언했었다. 그럼에도 선수들은 자유투에 대한 불안감이 워낙 크니까 백보드라도 맞춰서 자유투를 넣으려고 하더라. (문)경은이 형은 워낙 슛이 좋은 선수였으니 자신만의 노하우였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은 자유투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하다 보니 어떻게든 자유투를 넣기 위해 백보드를 맞추는 방법을 쓰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불안한 자유투를 백보드에 의지해서 넣으려는 심리가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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