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출은 NO' 키움 임병욱 "감염되면 미안할 것 같아서요"
"작년에는 의욕이 많아서 못했다…올해는 하나하나 차근차근"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외야수 임병욱(25)은 차분해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언제 시즌이 개막할지 알 수 없는 막막한 시간이 길어지고 있지만 초조한 기색은 찾기 어려웠다.
그는 "반복되는 일상으로 때로는 피곤하고 지루하긴 하지만 그것 외에는 괜찮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지난해의 시련으로 마음가짐이 달라져서일까.
임병욱은 2018년 타율 0.293, 13홈런, 60타점에 포스트시즌 맹활약으로 억대 연봉 대열에 올랐지만 지난해 홈런 없이 타율 0.243, 41타점으로 성적이 곤두박질쳤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자비를 들여 미국에서 '재야 고수' 덕 래타 코치에게 타격 과외를 받았지만, 결과는 기대와는 달랐다.
지난해 개막 이후 1할대 타율에 머문 임병욱은 4월 2일 NC 다이노스전에서 3타석 연속 삼진을 당한 뒤 분을 참지 못하고 배트를 힘껏 그라운드에 내리쳤다.
이때 배트가 부러지는 바람에 파편이 튀면서 왼손 검지가 찢어졌고, 이로 인해 3주 가까이 1군 엔트리에서 빠져야 했다.
복귀 이후 정상 궤도에 올랐지만 9월 오른쪽 무릎을 다쳐 가을 무대에서 빠지며 아쉬움을 삼켰다.
의욕적으로 준비했던 지난 시즌에 최악의 성적표를 마주한 임병욱은 그 결과 많은 것을 내려놓게 됐다.
자기 스스로에 대한 높은 기대치를 내려놓고, 먼저 잘할 수 있는 것만 하자고 마음을 먹었다.
지난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자율훈련을 소화한 임병욱은 "작년에는 의욕이 많아서 못했던 것 같다"며 "올해도 열심히 시즌을 준비하는 건 같지만 생각이 조금 변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잘할 수 있는 것만 생각하고,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며 "그렇게 하나가 잘 풀리면 다음 것도 잘 풀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가장 자신 있는 건 수비다. 그는 "중견수로서 외야에 날아오는 공은 내가 다 잡는다는 생각으로 과감하게 수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에는 더 잘해야 한다고 자신을 스스로 다그치는 편이었지만 지난해의 시련이 임병욱을 변하게 했다.
3월 28일 예정됐던 시즌 개막이 4월 말 또는 5월 초까지 연기된 상황에서도 임병욱은 잘 먹고, 잘 쉬고, 훈련할 때만큼은 효율적으로 하려고 애쓰는 등 자기중심을 놓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에 철저한 것은 물론이다.
그는 "솔직히 제가 아프게 되는 것보다 시즌 개막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며 "감염되면 우리 팀원들은 물론 각 구단에 정말 미안할 것 같다. 그래서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그리고 원래 집 안에 있을 때 행복한 '집돌이'라서 괜찮다"고 웃으며 말했다.
내년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1년 연기된 도쿄올림픽이 기다리고 있다. 임병욱은 태극마크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대표팀 욕심이야 당연히 있다"며 "지금 준비하는 것도 대표팀 선수가 되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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