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운동선수 40% 성폭력 피해 경험·목격
제주도의회, 운동선수 폭력피해 실태조사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제주지역 운동선수 중 40% 가량이 성폭력 피해를 당하거나 목격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도의회는 7일 제주도체육회와 제주도장애인체육회가 공동으로 실시한 '2019년 제주도 운동선수 폭력피해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지난해 11월 11일부터 한달간 도체육회 등록 선수 230명과 도장애인체육회 등록선수 216명을 대상으로 일대일 면접조사 방식으로 이뤄졌다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도체육회 선수 39.3%, 도장애인체육회 2.6%가 성폭력피해를 당하거나 목격했다고 응답했다.
성폭력 피해 유형을 보면 도체육회 선수들의 경우 '성적인 비하나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 평가를 하는 행위' 25.4%, '성적 정체성에 대한 모욕이나 괴롭힘' 21.5%, '훈련 내용과 관련 없는 신체적 접촉' 13.2%, 입맞춤과 껴안기 등 '훈련이나 친밀함을 이용한 신체접촉' 12.7% 등이다.
심지어 지도자 등이 '자신의 특정 부위를 고의로 노출하거나 만지는 행위'(5.7%), '특정한 신체 부위를 보여 달라고 요구하거나 만지는 행위'(5.3%) 등 과도한 성폭력 피해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이외에도 신체적, 언어적, 정서적 폭력은 빈번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수들은 폭력을 당하거나 목격하고도 문제 삼지 않고 넘어가거나 참는 등 68.9%가 내부적으로 해결했다.
가족·친구·선배들에게 알리거나 경찰에 신고하는 등 외부적으로 해결한 경우는 31.1%에 그쳤다.
도의회는 운동선수에 대한 폭력 행위 근절을 위해 체계적인 폭력피해 실태조사 정례화, 폭력 피해신고 및 상담 체계 구축, 스포츠계 폭력 근절을 위한 체계 구축 등을 제안했다.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은 "상명하복의 수직적 질서와 폭력에 관대한 그릇된 관행이 자리 잡은 체육계의 특수한 상황을 제주 사회가 묵인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진지하게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범도민 차원에서 폭력의 재생산 구조와 관행을 타파하기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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