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4부리그 축구팀 향한 팬사랑…이벤트 티켓 11만장 판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독일 프로축구 4부리그 축구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재정 위기 탈출을 위해 마련한 이른바 '묻지마 축구' 이벤트에서 11만장 이상의 티켓이 팔려나가면서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8일(한국시간) "평균 관중이 3천명 불과한 독일 4부리그 로코모티프 라이프치히가 '보이지 않는 적'을 상대로 치르는 이벤트 경기의 인터넷 티켓이 11만장 이상 팔려나갔다"라며 "구단은 5월 8일 예정된 이벤트의 티켓을 지난달 19일부터 인터넷을 통해 1유로(약 1천325원)의 가격으로 팔아왔다"고 전했다.
이날 현재 구단 홈페이지에는 이번 이벤트에 11만2천12장의 티켓이 팔렸다는 공지가 올라왔다.
코로나19 때문에 경기가 중단된 상태에서 구단의 재정이 압박을 받자 로코모티프 라이프치히는 '여러분 경기장을 가득 채워주세요'를 모토로 가상의 경기를 준비했다.
127년 역사를 자랑하는 로코모티프 라이프치히의 전신은 VfB 라이프치히다. Vfb 라이프치히는 1903년 펼쳐진 제1회 독일축구챔피언십(분데스리가 전신)이다.
특히 1987년 펼쳐진 'UEFA 컵위너스컵' 결승에서 아약스(네덜란드)의 마르코 판 바스턴에게 결승골을 내주고 0-1로 패해 준우승한 것이 팀 역사에 가장 빛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5부리그까지 추락했던 로코모티프 라이프치히는 2016-2017시즌부터 4부리그인 레기오날리가 노르트오스트에서 뛰고 있다.
로코모티프 라이프치히의 이번 시즌 최다 관중은 에네르기 코트부스와 홈 경기 때 달성한 4천498명에 홈 경기 평균 수입은 3만 유로(약 3천980만원)였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가 확산해 리그가 중단되자 구단은 재정적으로 쪼들리기 시작했고, 위기 탈출 방안으로 '보이지 않는 적'을 상대로 펼치는 가상의 경기를 통한 인터넷 모금 캠페인을 기획했다.
티켓 판매 목표는 12만장이다. 이는 1987년 'UEFA 컵위너스컵' 준결승 홈경기 때 보르도(프랑스)를 상대로 펼친 4강 2차전 홈 경기 때 기록한 구단 추산 역대 최다 관중인 12만명(UEFA 공식집계는 7만3천명)을 넘어보자는 의미다.
구단 대변인은 BBC와 인터뷰에서 "어떤 이벤트가 펼쳐질 것인지는 비밀"이라며 "홈구장에서 라이브 스트림으로 이벤트를 보여줄 예정이다. 경기장 조명도 밝히고 우리 구단의 인터넷 라디오 해설가도 나온다. 더는 얘기해줄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대변인은 "티켓 판매로 모인 돈은 구단 운영비로 쓰일 것"이라며 "우리 팀에는 300명의 유스팀 소속 선수들이 있다. 또 직원 봉급도 줘야 하고 경기장 시설도 관리해야 한다"고 절박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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