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금전거래 불과 3년전인데…또 신뢰성 위기 자초한 프로야구
야구단 전직 대표와 심판의 골프 회동 의혹…KBO, 경찰 수사로 사실 규명 기대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프로야구 구단 전직 대표와 현직 심판, 기록원의 '골프 회동' 의혹은 KBO리그 사무국이 내건 클린베이스볼 구현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측면에서 작지 않은 파장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KBO는 2016년 정규리그 기간 야구단 대표로 재직하던 A씨와 심판위원 B씨, 기록위원 C씨가 골프를 쳤다는 제보를 받은 뒤 조사에 난항을 겪자 12일 서울 수서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다.
국민체육진흥법에서 금지행위로 규정한 '부정 청탁'이 있었는지, 골프 회동을 했는지를 수사기관이 파헤쳐 달라는 것이다.
KBO 클린베이스볼센터는 지난해 말 관련 제보를 입수해 조사에 착수했지만, 강제 수사권이 없어 사실관계를 확실하게 규명하지 못했다.
골프 회동과 관련해 당사자들의 진술이 엇갈리는 상황이나 야구단 대표와 심판위원이 이런 의혹에 연루된 자체만으로 논란의 대상이다.
공정성을 최우선으로 삼아야 할 심판과 팀 성적에 가치를 두는 야구단 대표가 한창 리그가 진행 중인 와중에 친목 도모를 위해 골프를 함께 즐겼다는 점은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을 넘어 야구의 진실성 훼손이라는 비난을 부를만한 중대 사안이다.
심판 판정 하나에 경기 결과가 뒤집히는 일이 비일비재한 터에 심판이 야구단 대표와 어울렸다는 점만으로도 여러 의심을 부르기에 충분하다.
KBO 사무국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야구 종사자들의 안일한 생각이 리그 전체를 뒤흔들 수 있다고 판단해 이참에 악습을 뿌리 뽑고 리그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고자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고 12일 밝혔다.
한 심판의 무분별한 금전거래로 KBO리그는 신뢰성에 큰 타격을 입었다.
최규순 전 심판위원은 2012년 도박 자금을 마련하고자 4개 프로야구단 관계자에게 돈을 빌렸다가 갚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는 리그 관계자끼리 돈을 빌려주거나 보증을 서는 행위를 명백히 금지하는 KBO 규약을 위배한 행위였다.
관련 사실은 5년이나 지난 2017년에서야 수면 위로 드러나 최 전 심판위원은 2018년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
최 전 심판위원에게 돈을 건넨 구단은 팬들에게 공식으로 사과하고 KBO 사무국의 벌금 징계를 받았다.
검찰이 승부 조작과는 무관한 단순 금전거래로 수사를 종결했지만, 경기 조작으로 번졌다면 KBO리그는 팬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운 지경에 빠질 수도 있었다.
이처럼 리그를 송두리째 흔들만한 일을 불과 3년 전에 겪고도 선수단 운영 책임자와 리그 관계자들의 무사안일한 인식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오해를 자초할 행위를 스스로 조심하는 신중한 자세가 클린베이스볼로 향하는 지름길이다.
KBO 사무국은 경찰 수사로 관련 사실이 제대로 규명돼 프로야구 종사자들이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로 삼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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