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나경복 "비예나가 받을 줄 알았는데…상금 기부 계획"
"자신감이 성장 동력…챔프전 우승 꿈"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나경복(26·우리카드)은 프로배구 2019-2020 V리그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거론될 때마다 "내 몫은 아닌 것 같다"고 몸을 낮췄다.
그는 개인 성적에서 앞선 안드레스 비예나(27·대한항공)의 MVP 수상을 점쳤다.
그러나 우리카드를 사상 청 정규리그 1위로 이끈 나경복에게 표심이 향했다.
나경복은 9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팀·개인상 전달식에서 MVP 트로피를 받은 뒤 "이곳에 올 때까지도 비예나가 받을 줄 알았다. 개인 기록 면에서 비예나가 나를 앞선다"며 "막상 MVP에 오르니 기분 좋다"고 말했다.
그는 상금 500만원을 기부할 생각이다.
나경복은 이번 시즌 토종 선수 중 가장 많은 491점(전체 6위)을 올렸고, 공격 종합에서도 성공률 52.92%로 전체 4위, 토종 2위에 올랐다.
비예나는 786점으로 득점 1위를 차지했고, 공격종합에서도 56.36%로 1위에 올랐다.
개인 성적은 비예나가 앞섰지만, 팀 성적에서 가점을 받은 나경복이 MVP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나경복은 기자단 투표에서 18표를 받아 10표를 얻은 비예나를 제쳤다.
나경복은 MVP를 받기 전, 베스트7 레프트 부문도 수상했다. 생애 처음으로 베스트7에 뽑힌 나경복은 "지난 시즌이 끝나고 리버만 아가메즈의 상을 대리 수상했다. 이 상을 받게 돼 기쁘다"고 했다.
시상식 말미에 나경복은 더 큰 상을 받았다. 2015-2016시즌 신인왕에 오른 나경복은 김학민(KB손해보험)과 신영석(현대캐피탈)에 이어 남자부 역대 3번째로 신인왕과 MVP를 모두 수상한 선수가 됐다.
나경복은 "신인왕을 받을 때도 운이 좋았다. 이번에는 수상을 예상하지 못했는데 받았다"며 "다음 시즌에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지난 시즌에 기복이 심했다. 올 시즌에는 기복이 줄면서 자신감을 찾았다"며 "선배들과 감독님, 구단 관계자들이 자신감을 심어주셨다. 자연스럽게 성적이 좋아졌다"고 '자신감'을 성장 동력으로 꼽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시즌을 조기 종료한 V리그는 시상식도 조용히 치렀다.
나경복은 떠들썩한 2020-2021시즌을 기대한다. 우승 축포를 쏘는 장면도 상상한다.
"시즌을 완주하고서 상을 받으면 더 기뻤을 것이다"라며 "다음 시즌에는 꼭 정규리그 1위를 해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고 싶다. 챔프전 우승이 내 꿈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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