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3개월 공백…여자축구 벨 감독, 차분하게 올림픽 PO 준비
재택근무하며 중국 분석·선수 관리 등 전념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사상 첫 '올림픽 본선행'에 두 경기 만을 남기고 예상치 못한 '3개월 연기'를 맞이한 가운데서도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의 콜린 벨(59·잉글랜드) 감독은 흔들림 없이 플레이오프(PO) 대비를 이어가고 있다.
여자 축구대표팀은 애초 이달 6·11일 중국과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도쿄 올림픽 출전권을 걸고 PO를 치를 예정이었다.
이때쯤이면 올림픽 본선 진출 여부가 판가름 나야 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 PO가 6월 4·9일로 훌쩍 밀리면서 뜻밖의 3개월 공백이 생겼다.
지난달 22일부터 파주 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PO 대비 훈련을 진행했던 대표팀은 경기 연기에 따라 지난달 말 각자 소속팀으로 돌아갔다.
선수들을 보낸 벨 감독은 부임 이후 지내오던 경기도 고양시의 숙소에서 '재택근무'를 주로 소화하고 있다.
대표팀 관계자는 "혹시나 해서 감독님 계획을 파악해봤으나 휴가 예정은 아직 없으시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업무는 아무래도 상대 팀인 중국에 대한 분석이 주를 이룬다.
중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5위로, 20위인 한국보다 높은 팀이다.
역대 전적에서도 한국이 4승 6무 27패로 열세다. 철저한 준비로 파고들어야 승산이 있다.
당분간 모이기 어려운 우리 선수단 관리도 각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다.
이미 조소현(웨스트햄), 이금민(맨체스터 시티) 등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선수가 있었던 데다 지난달 소집 훈련에서도 장창(서울시청) 등 부상자가 나왔던 터라 벨 감독은 PO 연기로 생긴 기간을 '전화위복'으로 여기고 있다고 한다.
벨 감독은 최근 선수들에게 편지를 보내 "올림픽 본선 진출을 이루기 위해 여러분 개개인의 몸 상태는 최고의 수준이어야 한다. 집중력을 잃지 않고 있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메시지나 전화 통화 등을 통해 선수들의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대표팀 선수들이 대부분 속한 WK리그 지도자들과의 소통도 빼놓을 수 없다.
벨 감독은 지난주 WK리그 감독들에게 전화를 걸어 대표팀 소식을 공유하고 향후 지원에 대한 공감대도 형성했다.
대표팀의 다음 일정은 미지수다.
PO 이전에 평가전 등 실전 대비는커녕 언제 다시 소집할 수 있을지도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통상 4월에 개막하는 WK리그 일정도 확실치 않다. 여자축구연맹은 5월 초 개막을 목표로 뒀으나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며 시점을 별도로 정하지 않은 '잠정 연기'를 선언한 상태다.
대표팀 관계자는 "일단 WK리그 개막 일정 등을 지켜본 뒤 대표팀 향후 일정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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