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 대회 전면 중단에 테니스 선수들 '온라인 구직 활동'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남녀 프로 테니스 대회가 4월 중순까지 전면 중단되자 일부 선수들이 인터넷 온라인상에서 구직 활동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우려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및 챌린저 대회는 앞으로 6주간 대회를 열지 않기로 했고,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역시 4월 초까지 기존 일정을 취소했다.
WTA 투어의 4월 중순 이후 대회 개최 여부는 추후 정해진다.
또 투어 및 챌린저 대회보다 한 등급 낮은 국제테니스연맹(ITF)의 서킷 대회들도 6주간 중단되면서 이렇다 할 후원사 없이 대회 상금을 주 수입원으로 삼는 일부 선수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WTA 투어 단식 세계 랭킹 158위 사치아 비커리(25·미국)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이력서를 공개했다.
그는 "4월 20일까지 일할 수 있다"며 "2017년 US오픈 본선 진출, 2018년 투어 대회 4강, 호주오픈 2회전 진출 등"이라며 자신의 이력을 소개했다.
소셜 미디어에 자신을 '실업자(Jobless)'라고 소개한 비커리는 2018년에 세계 랭킹 73위까지 올랐던 선수다.
통산 상금 120만2천497달러(약 14억6천만원)를 벌었지만 2018년 7월 말 73위 이후 랭킹이 계속 내려가며 150위 밖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대회마저 중단되자 구직 활동에 나섰다.
ATP 투어 단식 세계 랭킹 26위 알렉스 드미노(21·호주)는 실외 주차장에서 만화 캐릭터 얼굴 모형을 상의처럼 입고 찍은 사진을 소셜 미디어에 올렸다.
그러면서 '구직 중'이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사실 드미노는 올해만 우리나라 돈으로 4억원이 넘는 상금 33만426달러를 벌었기 때문에 생계에는 충분한 여유가 있는 편이다.
그러나 한창 혈기왕성한 20대 초반인 드미노로서는 '대회에 뛰고 싶다'는 뜻을 자신의 방식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또 노아 루빈(224위·미국)과 조니 오마라(복식 랭킹 54위·영국) 등도 테니스 레슨을 해주겠다며 홍보에 나섰다.
물론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 상금이 30억원을 넘는 상황에서 세계적인 톱 랭커들은 이런 '구직 활동'과는 거리가 멀다.
세리나 윌리엄스(미국)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대회가 없는 기간은 고독하게 보내고 싶다"며 "휴일 첫날은 낮잠 두 번에 팝콘을 먹으며 지냈다. 요리나 청소는 하지 않았다"고 여유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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