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리즈 팬의 정성…2만원 저금통 털어 "영입 자금 써주세요!"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응원하는 구단의 선수 영입을 위해 코 묻은 돈을 내 놓는 다섯 살 꼬마 팬의 열정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지친 축구 팬들을 흐뭇하게 만들고 있다.
영국 방송 BBC 인터넷판은 19일(한국시간) 프리미어리그 브라이턴 호브 앨비언에 절절한 편지를 보낸 챔피언십(2부 리그) 리즈 유나이티드의 팬 대니얼 어턴(5) 군의 사연을 보도했다.
어턴 군은 올 시즌 리즈 유나이티드에서 정규리그만 37경기에 출전하며 팀의 선두 질주에 한몫한 수비수 벤 화이트를 떠나보내지 않기 위해 폴 바버 브라이턴 사장에게 편지를 보냈다.
화이트는 원래 브라이턴 소속의 유망주로, 리즈 임대가 올 시즌을 끝으로 종료된다.
어턴 군은 "우리 리즈가 화이트를 완전 영입할 수 있도록 제발, 제발, 제발 부탁드려요"라고 편지에 적었다.
이어 "돼지저금통을 깼더니 동전이 15파운드 7페니(약 2만3천원) 나왔어요. 이거라도 도움이 된다면 좋겠어요"라고 덧붙였다.
꼬마 팬의 정성에 브라이턴은 침묵하지 않았다. 어턴 군에게 정식 공문 형식으로 답장을 보냈다.
바버 사장은 "너의 제안을 진지하게 고려했지만, 우리 그레이엄 포터 감독과 댄 애시워스 기술고문은 화이트를 브라이턴의 미래에 매우 중요한 선수로 여기고 있어서 이적은 불가능할 것 같다"고 썼다.
이어 "선수를 보는 눈이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구나. 아마 미래에 스카우트로 일하게 될지도 모르겠다"며 격려했다.
일단 브라이턴은 어턴 군의 제안을 거절했지만, 성사될 가능성이 아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브라이턴이 어턴 군과의 에피소드를 트위터에 공개하자 리즈 구단주 안드레아 라드리자니는 이를 리트윗하며 "화이트 완전 영입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브라이턴 측과 다시 얘기를 해보겠다"고 적었다.
리즈 유나이티드는 현재 챔피언십 선두에 올라있다. 코로나19 변수를 제외하면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눈앞에 두고 있다.
[email protected]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