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대우 재계약' 박미희 감독 "세터·리베로와 나도 새 출발"
"FA 이적한 세터 조송화, 은퇴 결정한 김해란과 작별 아쉬워"
"스포츠계 여성 후배들이 꿈을 키우고, 영역 넓혀갔으면"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여자프로배구 흥국생명은 공격을 조율하는 세터와 후방을 지키는 리베로를 바꾸고 2020-2021시즌을 준비한다.
공수에서 '완전한 변화'를 꾀해야 할 시기다.
하지만 안정적으로 변화할 환경을 갖췄다.
흥국생명은 23일 "여섯 시즌 동안 팀을 안정적으로 이끈 박미희(57) 감독과 2년 재계약했다"고 발표했다. 박 감독은 여자프로배구 사령탑으로는 '최고 대우'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미희 감독은 재계약 발표 직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구단에서 내게 또 기회를 주셨다. 감사하다. 그만큼 어깨가 무겁다"고 "언제나 시즌이 종료하면, 지난 시즌을 돌아보며 새 출발을 준비한다. 그러나 2020-2021시즌에는 더 특별한 마음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세 시즌 동안 흥국생명 후위를 든든하게 지킨 최정상급 리베로 김해란은 은퇴를 선언했다.
또 박미희 감독이 여섯 시즌 내내 주전 세터로 기용한 조송화는 흥국생명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세터 이다영을 영입하자, IBK기업은행과 FA 계약을 하며 떠났다.
박 감독은 "김해란과 조송화 선수가 떠나 아쉽다. 두 선수는 늘 고마운 존재였다"며 "김해란이 주는 안정감은 정말 대단했다. 조송화도 어려운 시기를 잘 견디고, 우리 팀의 (2018-2019시즌) 통합 우승을 이끈 훌륭한 세터다"라며 두 선수와 함께 한 시간을 돌아봤다.
이제는 세터 이다영이 공격을 조율하고, 신연경 혹은 도수빈이 리베로로 뛰어야 한다.
박 감독은 "이다영은 워낙 좋은 재능을 갖춘 선수다. 좋은 지도자를 만나 국가대표 세터로 성장했다"며 "이다영은 더 성장할 수 있는 선수다. 다영이에게 '우리, 새롭게 시작해보자'고 말했다. (쌍둥이 자매) 이재영과 시너지 효과를 냈으면 한다"고 바랐다.
이어 "김해란, 임명옥(한국도로공사) 등 최고 리베로로 평가받는 선수들에도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리베로의 출발점'이 있었다. 연경이와 수빈이에게 2020-2021시즌이 배구 인생의 좋은 변곡점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미희 감독은 배구를 넘어 '한국 프로스포츠' 역사에 남을 여성 지도자다.
박 감독은 2016-2017시즌 팀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처음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었고, 2018-2019시즌에는 국내 4대 프로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통합우승을 이끈 여성 지도자로 기록됐다.
박 감독은 "다시 새로운 출발선에 선 기분이다. 감독이 되니 하루하루가 새롭더라.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게 감독의 역할인 것 같다. 내게 주어진 2년 동안 모든 것을 쏟아내겠다"며 "스포츠계 여성 후배들이 정말 열심히 도전하고 있다. 계속 새로운 꿈을 키워나가고 영역을 넓혔으면 좋겠다. 내가 걸어온 길이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정말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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