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톡톡] 팬들이 '버릇없는' 선수에게 환호하는 이유는?
프로야구 무관중 개막과 무서운 이야기….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프로야구가 어린이날 무관중으로 개막합니다. 코로나19 때문입니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버릇이 문제입니다. 간혹 있던 팬서비스 논란은 아닙니다. 맨손 하이파이브를 못 하게 합니다. 침을 뱉는 건 강력히 금지합니다.
승리한 경기의 버릇은 루틴(routine)이 되고 패배한 경기의 버릇은 징크스(jinx)가 됩니다. 둘 다 지키지 않으면 불안합니다. 맨손 하이파이브나 침을 뱉는 버릇을 가진 선수는 힘들겠습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나는 이렇게 할 거라고!"
버릇없는 행동은 예의가 없는 거지만, '버릇' 없는 선수는 최고가 됩니다.
상대편에게 '나는 이렇게….' 신호가 되는 버릇은 없어야 합니다.
류현진은 어떤 종류의 공을 던져도 버릇이 없습니다. 똑같은 투구모습인데 날아오는 공은 다른 궤적입니다. 제구력도 좋습니다. 상대 팀들은 버릇이라도 알아내려 안간힘입니다. 버릇이 없으면 '사인 훔치기' 같은 나쁜 버릇이 생기기도 합니다.
선수의 경기 전후 루틴은 자기관리입니다.
경기 중 '버릇' 없는 동작은 자기관리의 결과입니다. 당황도 실수도 버릇입니다. '버릇' 없는 선수는 무섭습니다. 빈틈없는 플레이를 하기 때문입니다. 소름입니다.
무서운 경기에 팬들은 감동입니다. 환호합니다.
"팬들의 응원 덕분에 승리했습니다"
"팬 없는 스포츠는 상상할 수 없습니다"
팬 무서운 줄 아는 구단과 선수들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입니다.
우리나라 프로야구 한 시즌 누적관중 수는3년 연속 8백만을 돌파하다가 2019년에 7백2십만으로 줄었습니다. 왜 줄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누적관중 수이니 한해 열번 오던 팬이 한두 번 덜 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무관중 개막 결정 후 열린 첫날 연습경기 네이버 중계에 57만명 이상이 접속했습니다. 지난해 정규시즌 경기당 접속은 21만명이었습니다.
두근두근. '직관'이든 '집관'이든 '개막'을 기다리는 팬들이 많은가 봅니다.
늦은 개막에 무관중. 올해 누적관중 수는 기록이 좋지 않겠습니다. 그래도 뭐 어떻습니까. 누적관중 수야 KBO와 구단의 흥행일 뿐이니까요.
"루틴을 목숨처럼 지켰다"는 야생마 이상훈은 야구수첩에 썼습니다.
"팬들은 감동을 원하지 기록을 원하지 않는다"
무섭지요?
아마 그럴 일은 없겠죠.
프로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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