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박병호 "5번 샌즈 대체자 누가 되든 믿는다"
"모든 지표에서 지난해보다 잘하는 것이 목표"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4번 타자 박병호(34)는 올해도 고정이다. 하지만 박병호 다음에 누가 쳐야 하느냐는 변수다.
26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팀 훈련을 마친 박병호는 "(제리) 샌즈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막상 시즌에 들어가 봐야 알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지난해 KBO 리그 타점왕에 오른 샌즈는 시즌을 마치고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에 입단했다.
키움은 샌즈의 공백을 메울 외국인 타자로 공격력보다는 수비력에 강점이 있는 내야수 테일러 모터를 영입했다.
모터가 하위타선에 배치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샌즈의 공백으로 인해 직접적 영향은 4번 박병호가 받는다.
걸출한 장타력과 결정력을 갖춘 샌즈가 대기 타석에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천양지차다. 상대 배터리의 볼 배합이 달라진다.
굳이 박병호에게 모험을 걸 필요가 없다. 유인구에 속아주면 좋고, 안 되면 볼넷으로 거르고 5번 타자와 승부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대결을 펼친다.
박병호에게 좋은 공이 오지 않을 가능성이 커진다는 얘기다.
박병호 역시 이를 인정했다.
그는 "샌즈가 뒤에 있을 때의 효과는 분명했던 게 사실"이라며 "내 뒤에 설 타자가 누가 될지 모르지만, 지금으로서는 잘해줄 것이라고 믿는 수밖에는 없다"고 차분하게 말했다.
박병호는 "또 볼넷을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면 내 뒤의 타자를 믿고 확실하게 볼넷을 얻어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박병호는 샌즈가 없으면 상대 투수들과의 대결이 더 힘들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팀 전체적으로는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샌즈의 장타력과 타점 능력은 아쉬울 수 있지만, 모터의 내야 수비력과 기동성은 팀에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며 "또한 주루 플레이나 작은 부분에서 조금씩 더 힘을 낸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우리 팀의 어린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박병호는 5월 5일 개막을 앞두고 진행된 3차례 연습경기에서 타율 0.333(6타수 2안타) 1타점 3볼넷을 기록 중이다.
그는 "몸 상태는 굉장히 좋다. 크게 아픈 부위가 없다. 시즌 들어가는 데 문제는 전혀 없다"고 자신했다.
박병호는 올 시즌 좋은 외국인 투수들이 많아졌다며 경계하면서도 지난해보다 모든 면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욕심나는 타격지표는 따로 있다. 바로 타점이다. 박병호는 지난해 100타점을 달성하지 못한 것을 두고두고 아쉬워했다.
그는 "100타점은 홈런 등과는 달리 세자릿수잖아요. 프로 데뷔 후 첫 100타점을 했을 때 전광판이 꽉 차는 듯한 그 느낌이 좋았다"며 "올해는 타점에서만큼은 아쉬움을 남기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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