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육상 선수들의 모임인 세계육상선수협회가 2020 도쿄올림픽의 연기를 촉구했다.
세계육상선수협회는 24일 전 세계 육상 선수 4천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위험 탓에 육상 선수 대부분이 훈련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건강도 위협받는다"며 "도쿄올림픽 연기 결정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세계육상선수협회는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도쿄올림픽의 정상 개최와 연기 등과 관련한 설문 조사를 했다.
설문에 응한 4천여명 가운데 응답자의 78%가 '도쿄올림픽을 연기해야 한다'고 답했다.
또한, 87%는 '코로나19가 도쿄올림픽 준비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전했다.
다만 도쿄올림픽 취소를 원하는 선수는 많지 않았다. '도쿄올림픽 취소를 원하는가'라는 질문에는 22%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선수 대다수가 올림픽 취소가 아닌 연기를 원하는 것이다.
여자 육상 3,000m 장애물에서 2017년 런던 세계선수권대회 우승, 2019년 런던대회 2위를 차지한 세계육상선수협회 부회장 엠마 코번(미국)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꽤 많은 사람이 '선수들은 도쿄올림픽 연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도 사회적인 안녕과 선수의 안전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며 "이번 설문 결과로 우리 육상 선수들이 '안전'을 위해 도쿄올림픽 연기를 원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코번은 "87%의 선수가 코로나19 영향으로 훈련에 방해를 받고 있다고 답했다. 충분히 대회를 준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올해 7월 올림픽에 출전하는 건 매우 위험하다"며 "딕 파운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올림픽이 연기될 것'이라고 말했지만, 아직 IOC의 공식 발표가 나오지 않았다. 선수와 국가 등 모두가 한목소리로 도쿄올림픽 연기를 주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