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혁 감독 "144경기 부담, 투수들에게 줄 피해가 걱정"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2020시즌 프로야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시즌 개막이 3월 28일에서 5월 5일로 늦춰졌다.
개막이 한 달 이상 연기됐지만 KBO 리그는 144경기, 전 경기를 소화한다는 방침을 고수해 현장의 반발을 부르고 있다.
이미 염경엽 SK 와이번스 감독,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 류중일 LG 트윈스 감독, 이강철 kt wiz 감독이 반대 의견을 분명히 밝혔다.
오랜 투수코치 경력을 자랑하는 손혁 키움 히어로즈 감독도 현장의 우려에 힘을 실었다.
손 감독은 지난 2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LG와의 연습경기를 앞두고 "투수코치 출신으로서 개인적인 생각을 말씀드리면 144경기가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투수들에게 분명히 대미지(피해)가 올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손 감독이 우려하는 대목은 올 시즌이 코로나19로 인해 지나치게 타이트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점이다.
더블헤더와 월요일 경기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선수들이 잠시 한숨을 돌릴 수 있는 올스타 휴식기마저 사라져 투수들은 11월까지 강행군을 이어가야 한다.
내년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도쿄올림픽이라는 대형 이벤트가 둘씩이나 있다.
손 감독은 "올해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까지 치르고 바로 내년에 WBC와 올림픽을 하는 일정에서 당장 내년은 근성으로 버틴다고 해도 그다음 해에 피로가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두 시즌을 그렇게 하면 그 이후에 투수들에게 분명히 대미지가 올 것이다. 휴식이 부족하면 부상 가능성이 커진다"며 "국가대표급 투수들의 몸에 문제가 생기면 야구의 수준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손 감독은 요즘 선수들에게는 전성기인 서른한 살에 현역 은퇴했다. 그는 후배들이 자신의 길을 밟지 않길 바랐다.
손 감독은 "난 야구를 일찍 그만뒀다. 그만둬보니까 마운드에 있을 때와 내려왔을 때의 삶의 차이가 너무 크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난 투수들에게 최대한 오래 마운드에 있으라고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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