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응원소리'까지 등장…치열한 K리그의 '무관중 연습'
대전, 전광판·장내 아나운서 등 총동원 '실전 리허설'
(대전=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사상 초유의 '무관중 경기' 개막을 앞둔 프로축구 K리그 팀들이 '예행연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리그2(2부리그) 대전하나시티즌은 29일 오후 홈 경기장인 대전월드컵경기장에 청주FC를 불러들여 두 번째 연습경기에 나섰다.
24일 청주대와의 첫 경기는 대전월드컵보조경기장에서 낮에 열려 말 그대로 '연습'의 느낌이 강했다면, 이날 경기는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오후 6시 30분부터 철저한 '실전 모드'로 진행됐다.
개막을 앞두고 홈 경기장에서의 유일한 리허설이다 보니 대전 구단은 준비에 총력을 기울였다.
취재진의 취재 신청을 사전에 받고 인원을 파악해 선수단과 동선을 분리했으며, 취재석의 자리도 미리 지정해 거리를 뒀다. 위생 장갑도 지급하는 등 방역에 신경썼다.
취재진과 선수단 등 모든 관계자가 경기장에 들어설 때 체온을 쟀고, 이제는 '새로운 일상'이 된 선수들의 개인 물병도 배치됐다.
경기 시작 1시간 전쯤 양 팀 선수들이 몸을 풀기 시작하자 경기장 내 전광판에는 지켜보는 팬들은 없지만, 일상적인 시즌의 경기처럼 선수단의 전지훈련 모습이나 인터뷰를 담은 영상이 상영됐다.
시작 약 40분 전에는 황선홍 대전 감독의 사전 인터뷰도 진행됐다. 통상 감독실 등에서 열리는 것과 달리 외부에서 일정 거리를 두고 이뤄졌다.
멀찍이 서 있는 취재진을 발견하고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지… 낯서네요"라며 웃음을 짓던 황 감독도 "익숙해져야 한다"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모습이었다.
경기 전 선수 소개와 응원 유도 등 분위기를 끌어 올리는 장내 아나운서의 우렁찬 목소리도 울려 퍼졌다.
대전의 골이 터지면 전광판에 선수 영상이 흐르고 장내 아나운서가 소개하는 등 실전에서 볼 수 있는 풍경들이 다름 없이 펼쳐졌다.
후반전에는 앰프를 통해 팬들의 응원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대전 구단은 팬들의 응원 모습을 담은 과거 동영상 등에서 음성을 추출해 가상의 '응원 함성'을 그라운드 위에 구현했다.
프로축구연맹 설명에 따르면 원래 K리그 경기에서 앰프 사용은 금지돼있으나 무관중 경기에서는 허용된다. 심판 재량에 따라 음량 등을 조절할 수 있다.
이밖에 그라운드를 둘러싼 광고용 전광판 등도 가동돼 실전 분위기를 자아냈다.
대전 관계자는 "할 수 있는 건 다 해본다는 생각으로 준비했다. 시행착오가 발견되면 보완해 개막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은 5월 9일 수원FC와의 원정 경기로 시즌을 시작하고, 17일 충남 아산을 상대로 홈 개막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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