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안타' 모터 "큰 짐 덜었다…정규시즌 차분히 준비"(종합) 5경기, 13타석 만에 연습경기 첫 안타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외국인 타자 테일러 모터(31·키움 히어로즈)가 마침내 무안타 부진의 사슬을 끊었다. 모터가 연습경기 첫 안타를 친 순간, 손혁 감독은 환호했다. 모터는 "감독이 기뻐하는 장면은 보지 못했지만, 나도 기뻤다"고 웃었다. 모터는 29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연습경기에 7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세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쳤다. 8-0으로 앞선 5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 모터는 두산 우완 강속구 투수 이동원의 시속 149㎞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만들었다. 모터가 5경기, 13타석 만에 친 한국 무대 연습경기 첫 안타였다. 모터는 "잘 맞은 타구라는 걸 알았지만, 혹시라도 '공이 야수에 잡히지 않을까' 걱정했다. 잘 맞은 타구가 야구 정면으로 향한 적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만큼 안타가 간절했다. 그는 전날까지 4경기 10타석 8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손혁 감독은 "아직은 적응하는 단계다"라며 모터를 감싸면서도 "정규시즌에서는 침묵이 길어지면 안 되는데"라고 걱정했다.
이날도 모터는 2회와 4회에 범타로 물러났다. 그러나 5회, 기다렸던 안타가 나왔다. 타구는 시원하게 좌중간을 갈랐다. 경기 뒤 만난 모터는 "후련하다. 큰 짐을 내려놓은 기분이다"라며 "연습경지만 기분 좋다"라고 환하게 웃었다. 지금은 정규시즌을 준비하는 기간이다. 모터에게는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다. 그는 SK 와이번스 잠수함 투수 박종훈, 두산의 느린 공을 던지는 좌완 유희관 등 낯선 유형의 투수와 상대하며 고전했다. 모터는 "낯선 투수를 만나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다. 박종훈과 유희관도 굉장히 까다로운 투수들이었다"며 "구속이 빠르지 않아도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지는 투수를 만나서 좋은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한국프로야구는 5월 5일에 개막한다. 엿새 뒤에는 연습이 아닌 실전을 펼친다. 모터는 "2주 자가 격리 후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제 타격감이 정상 궤도에 올라왔다. 타석에 들어섰을 때도 편하게 느낀다"며 "지금은 잘 맞지 않아도, 정규시즌에서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차분하게 준비하겠다"고 했다. 수비에서는 연습경기부터 합격점을 받았다. 모터는 내야와 외야를 오가며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했다. 그는 "미국에서는 유격수로 가장 많이 뛰었다. 하지만 최근 6∼7년 동안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다양한 포지션을 경험했다"며 "어떤 자리에 서도, 수비에서는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모터는 "(키움 주전 유격수) 김하성은 공·수·주를 모두 갖춘 선수다"라고 팀 동료를 인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점점 자신의 입지를 넓혀가길 원한다. 이날 7번 타자로 출전한 모터는 "솔직히 더 상위 타순으로 올라가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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