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기 나선 이택근·김동엽, 나란히 홈런포 신고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매 시즌 누구에게나 중요하지만 2020시즌을 앞둔 이택근(40·키움 히어로즈)의 심정은 남다르다.
2003년 프로 데뷔해 무려 18년 차를 맞이하는 이택근은 과거 후배를 폭행한 사실이 드러나 지난 시즌 징계를 받고 자숙하느라 단 1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사실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지만 이택근은 연봉이 지난해 5억원에서 올해 5천만원으로 대폭 삭감되는 조건도 감수하며 자신의 야구 인생을 이어가고 있다.
그만큼 각오도 남다르다.
해외 전지훈련과 연습경기를 통해 노장답지 않은 타격감을 자랑한 이택근은 최근 손혁 감독으로부터 개막전 5번 타자로 낙점받았다.
1년 만에 히어로즈의 중심타선에 복귀하는 이택근은 1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연습경기에서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듯 통렬한 마수걸이 홈런을 쳤다.
이날 4번 주포 박병호에 이어 등장한 이택근은 첫 타석에서는 루킹 삼진으로 돌아섰다.
그러나 팀이 3-0으로 앞선 4회초 2사 후 SK 선발 박종훈으로부터 좌측 펜스를 넘어가는 솔로아치를 그렸다.
손혁 감독이 후회하지 않을 믿음을 주는 한 방이었다.
삼성 라이온즈가 기대하는 거포 김동엽(31·삼성 라이온즈)도 기분 좋은 홈런포를 터뜨렸다.
2016년 SK에 입단한 김동엽은 2017년 22홈런, 2018년 27홈런을 날리며 장타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삼성으로 이적한 지난해는 타율 0.215에 6홈런에 그치며 '공갈포'로 전락했다.
타격폼도 여러 차례 수정하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자세를 잡은 김동엽은 이날 부산 사직 원정경기에서 2회초 롯데 자이언츠의 기대주인 '2년 차 잠수함' 서준원을 상대로 좌월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파워만큼은 KBO리그에서 뒤질 게 없는 김동엽이 타격 폼 수정을 통해 정확도와 자신감도 찾을 수 있는 홈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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