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높아진 PGA투어 문턱…2부 투어 선수들은 피해자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한동안 대회를 치르지 못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는 선수들의 출전 자격을 내년까지 연장해주기로 최근 결정했다.
내년 투어 카드 지키기가 아슬아슬한 하위권 선수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2부 투어인 콘 페리 투어 선수들에게는 날벼락이다.
골프채널을 비롯한 미국 골프 전문 매체들은 3일(한국시간) 코로나19 사태는 PGA 투어로 가는 관문을 더 좁혀놨다며 젊은 선수들의 수혈이 당분간 어렵게 됐다고 우려했다.
콘페리투어 정규 시즌이 끝나면 상위 25명은 PGA 투어로 신분이 올라간다. 그리고 26∼75위는 파이널 시리즈를 치러 또 한 번 PGA 투어로 올라갈 기회가 주어진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해마다 50명이 PGA 투어 진출이라는 꿈을 이룬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단 10명만 PGA 투어 카드를 손에 넣을 수 있다.
PGA 투어가 기존 선수 출전 자격을 1년 더 연장하면서 선수 정원이 이미 꽉 찼기 때문에 콘페리투어에서 승격되는 선수 숫자를 최소로 줄인 결과다.
PGA 투어 하위권 선수들이 탈락한 자리를 콘페리투어에서 올라간 선수들이 메꾸는 물갈이가 올해는 없어진 셈이다.
PGA 투어와 콘페리투어는 위상과 수입에서 하늘과 땅 차이다. 콘페리투어 선수들은 오로지 PGA 진출이라는 목표 하나만 보고 적은 수입과 대우를 감내한다.
이런 콘페리투어 선수들에게는 코로나19는 재앙이 아닐 수 없다.
당장 콘페리투어에서 다음 시즌 PGA 투어 복귀를 노리고 있는 배상문(34)과 김민휘(28)에게도 불똥이 튄다.
콘페리투어 상금랭킹 55위 배상문과 66위 김민휘는 이번 시즌 남은 대회에서 10위 이내로 랭킹을 끌어올리지 않는다면 PGA 투어 복귀가 한층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그나마 콘페리투어 선수들은 사정이 낫다는 얘기도 나온다.
콘페리투어 역시 현재 뛰고 있는 선수들을 보호하려고 올해 퀄리파잉스쿨을 치르지 않기로 결정했다.
PGA 투어로 가는 관문 역할인 콘페리투어마저 내년까지 새로 선수를 수혈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프로 전향을 전제로 기량을 연마해온 대학 선수 등에게는 큰 타격이다.
오는 가을 콘페리투어 퀄리파잉스쿨에 응시한다는 계획을 잡았던 대학 선수들은 아마추어로 1년을 더 뛰거나, 뛸 무대가 딱히 없이 초청이나 월요예선으로 출전 기회를 잡아야 하는 반쪽 프로로 직업 전선에 나서야 한다.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 사태가 취약계층에 더 심각한 손해를 입히는 현상은 PGA 투어에서도 마찬가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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