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장대높이뛰기' 승자는?…뒤플랑티스·라빌레니 공동 1위
30분 동안 5m 넘기 대결…뒤플랑티스·라빌레니 36회, 켄트릭스 26회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시작한 '마당 챔피언십'은 시간이 갈수록 치열해졌다.
세계적인 남자장대높이뛰기 선수들은 자신의 마당에서 가뿐 숨을 몰아쉬며 '결과'를 확인했다.
현역 '빅3' 아르망 뒤플랑티스(21·스웨덴)와 르노 라빌레니(34·프랑스), 샘 켄드릭스(28·미국)는 자존심을 걸고 싸웠고, 순위도 갈렸다.
뒤플랑티스와 라빌레니는 4일(한국시간) 자신의 훈련장 혹은 집 마당에서 펼친 남자장대높이뛰기 이벤트에서 30분 동안 36차례 5m 높이의 바를 넘어 공동 1위에 올랐다. 26번 바를 넘은 켄드릭스는 3위로 밀렸다.
공식 경기가 아니었고, 상금이나 상패도 없지만, 3명은 치열하게 싸웠다.
뒤플랑티스는 "타이틀이 걸리지 않았지만, 이건 스포츠다"라고 말했고, 라빌레니는 "메이저대회를 치르는 기분이었다"라고 했다.
켄드릭스는 "5m40을 기준으로 정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라고 아쉬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육상대회가 멈추자, 세계육상연맹은 남자장대높이뛰기 스타 3명에게는 이벤트 대회를 제안했다.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스웨덴인 어머니의 국적을 따른 '신성' 뒤플랑티스는 현재 머무는 미국 루이지애나주 라피엣의 개인 훈련장에서 이색 이벤트에 도전했다.
그는 올해 2월 9일 세계육상연맹 인도어 투어미팅에서는 6m17을 넘어, 2014년 라빌레니가 작성한 종전 실내 종목 세계기록 6m16을 1㎝ 뛰어넘었다.
뒤플랑티스는 2월 16일 실내경기에서 6m18을 뛰어, 또 한 번 인도어 세계기록을 경신했다.
이색 이벤트에서도 뒤플랑티스의 젊음이 빛났다.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라빌레니는 프랑스 중남부 클레르몽페랑에 있는 자신의 집 마당에서 장대를 잡았다. 라빌레니는 초반에는 뒤플랑티스에게 밀렸지만, 막판에 힘을 내며 동점을 만들었다.
세계선수권대회 2연패(2017년 런던, 2019년 도하)를 달성한 켄드릭스도 미국 미시시피주 옥스퍼드의 집 마당에서 도약했다. 켄드릭스는 낯선 방식에 적응하지 못하고, 경쟁에서 밀렸다.
세계육상연맹은 이들의 대결을 유튜브, 페이스북 등으로 생중계했다. 수천 명의 팬이 생중계로 색다른 장대높이뛰기 경기를 즐겼다.
세계육상연맹은 다른 종목 '마당 챔피언십'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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