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유망주'에서 개막전 선발로…삼성 백정현의 성공시대
5일 개막전 선발 등판…NC전 개인 통산 12승 1패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만년 유망주' 백정현(33·삼성 라이온즈)이 2020년 프로야구 시작을 알리는 공을 던진다.
'만년 유망주'에 머물렀던 백정현의 '개막전 선발 등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후유증 극복에 힘쓰는 대구 팬들에게도 희망을 안길 수 있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일찌감치 백정현을 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전 선발로 내정했다.
3월 말 입국해 2주 동안 자가 격리를 한 외국인 투수 벤 라이블리와 데이비드 뷰캐넌을 보호하려는 의도가 담겼다.
하지만 허 감독의 백정현에 대한 신뢰도 '개막전 선발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
백정현은 연습경기에 두 차례 선발 등판해 10이닝 8피안타 2실점(평균자책점 1.80)으로 잘 던졌다. 스프링캠프 내내 '토종 에이스'로 평가받을 만큼 훈련도 충실하게 했다.
백정현은 대표적인 공룡 사냥꾼이기도 하다.
백정현은 NC를 상대로 개인 통산 38경기에 등판해 12승 1패 평균자책점 3.51로 강했다. 지난해에는 NC전에 5차례 등판해 3승 평균자책점 2.41로 호투했다.
외국인 투수의 훈련 기간, NC전 상대 성적 등 변수가 있긴 했지만 백정현은 개막전 선발로 나서면서 '삼성의 토종 에이스'로 공인받았다.
1군 투수, 붙박이 선발 등으로 꿈을 키워온 백정현에게는 감격스러운 결과다.
2007년 2차 1라운드 전체 8순위로 입단한 백정현은 시속 140㎞ 중후반까지 나오는 빠른 공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2009년까지 1·2군을 오가는 유망주에 머물렀고, 2010년 삼성 1군 불펜투수로 자리 잡았지만, 2011년 4월 왼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아 다시 뒷걸음질 쳤다.
재활을 마친 2013년부터 백정현은 붙박이 1군 투수로 자리 잡았다. 2016년에는 70경기에 나섰다.
당시에도 백정현의 목표는 선발진 진입이었다. 그러나 그는 스프링캠프에서 선발 경쟁을 하다 정규시즌이 개막하면 중간계투로 돌아오는 일을 반복했다.
백정현은 "그때는 선발 욕심만 있었지, 준비된 상태는 아니었다"라고 했다.
2017년 시즌 중반부터 선발 등판 기회가 잦아졌고, 2018년에는 단 두 차례만 중간계투로 나서고, 23차례 선발 등판했다.
백정현은 '붙박이 선발'로 시즌을 시작한 2019년에도 5, 6월 깊은 부진에 빠져 전반기를 4승 9패 평균자책점 4.79로 마쳤다.
그는 "나는 언제든 선발진에서 빠질 수 있다"는 위기감을 안고 후반기를 치렀고, 4승 1패 평균자책점 3.30으로 반등했다. 백정현의 2019시즌 성적은 8승 10패 평균자책점 4.24다.
백정현은 지난해 개인 처음으로 규정 이닝(144이닝)을 넘어 157이닝을 소화했다. 올해 목표는 "로테이션을 한 번도 거르지 않는 것"이다. 일단 백정현은 토종 에이스로 2020시즌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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