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근 떠나보내는 유재학 감독 "제 한쪽이 떨어져 나가는 듯"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의 유재학(57) 감독이 '애제자' 양동근의 은퇴에 자신의 한쪽이 떨어져 나가는 느낌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유재학 감독은 1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양동근의 은퇴 기자회견에 참석해 "제 한쪽이 떨어져 나가는 느낌"이라며 "양동근이 프로에 입단할 때는 '특A급' 선수가 아니었지만 지금 은퇴할 때 돌아보면 최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재학 감독과 양동근은 양동근이 신인 시절인 2004-2005시즌부터 2019-2020시즌까지 양동근의 군 복무 시절을 제외하고 14시즌을 함께 했다.
그 사이에 무려 6번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함께 만드는 등 유 감독과 양동근은 서로를 빼놓고서는 설명이 되지 않는 사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유 감독은 "은퇴 이야기는 예전부터 저하고 논의했지만 정작 이번에는 어제 낮잠 자고 일어나서 사무국장이 보낸 문자를 보고 알았다"며 "이렇게 오랜 시간 변함없는 모습을 팬들과 선후배들에게 보여준 사례는 양동근이 최고"라고 평가했다.
그는 "꾸준한 기량은 물론 인격적으로 남을 배려하는 마음마저 뛰어나다"며 "제 제자이기도 하고 여러 면을 종합해 봐도 역대로 양동근이 최고"라고 재차 강조했다.
양동근이 은퇴 후 영구 결번되는 현대모비스의 6번은 사실 유재학 감독이 현역 시절 달던 번호이기도 하다.
양동근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신인 때 감독님이 '왜 번호를 안 정하냐'고 하셔서 '3번하고 6번이 남았다'고 하니 '6번 달아라'고 하셔서 갖게 된 번호"라고 설명했다.
유 감독 역시 "그때가 기억이 난다"며 "저도 6번을 오래 달았는데 저는 은퇴를 일찍 했기 때문에 양동근이 제 번호를 꼭 달았으면 하는 마음에 추천했다"고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유 감독은 지도자로 변신하는 양동근에게 "아까 '자기만의 색깔을 가져야 한다'고 한 말에 동의한다"며 "선수 때 보인 성실한 자세를 보면 무조건 성공할 것"이라고 격려했다.
그는 "연습할 때 제 얘기를 한 번에 알아듣는 선수가 바로 양동근"이라며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아는 선수가 양동근인 만큼 앞으로 자기 색깔을 더하면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유 감독은 "앞으로 양동근을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가 중요하다"며 양동근 '제2의 농구 인생'에도 든든한 길잡이가 돼 줄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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